[상장사 등기임원 연봉 공개] 하영구 29억·한동우 14억…금융사 CEO 연봉 대부분 10억 넘어

김정태 회장 13억·임영록 회장 12억
성장속도 빠른 네이버 10억 이상 3명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은 등기임원의 2013년 보수가 처음 공개되면서 고액 연봉자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모토를 내세우는 삼성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글로벌 초일류 기업 ‘연봉 스타’들을 속속 배출했다. 삼성전자 등기임원들의 연봉은 50억원 안팎이었다. 계열사 CEO 연봉도 다른 그룹사 CEO의 두 배 수준인 20억~30억원 안팎에 이르렀다.

금융사 CEO 가운데서는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의 연봉이 가장 많았다. 기본급과 성과급을 포함해 28억8700만원을 받았다. 향후 성과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최대 장기보상 금액(주식 2만1301주, 현금 13억4700만원)을 더하면 50억원에 이른다.

지주회사 회장들도 10억원대 연봉을 받았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13억9900만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13억3800만원), 임영록 KB금융 회장(11억950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도 장기성과에 따른 주식보상 금액을 합하면 20억~30억원에 달하게 된다.

은행장 연봉도 지주사 회장 연봉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진원 신한은행장(13억1000만원), 김종준 하나은행장(10억3100만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도 10억4300만원을 받았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6월 은행장 재직 시절에만 5억1000만원을 받았다.

보험사 CEO 중에서는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2013년 4~12월)이 25억17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창수 전 삼성화재 사장(4~12월)도 18억9300만원으로 수위권이다. 박종원 전 코리안리재보험 사장과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은 각각 176억2573만원, 54억2500만원의 거액을 받았지만 159억원, 42억원은 퇴직금이다.

카드사 가운데는 최치훈 전 삼성카드 사장이 28억3300만원으로 ‘으뜸’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카드사에서 17억2500만원, 현대커머셜에서 8억8600만원 등 모두 26억1100만원을 받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이 17억3000만원을 받았다.

성장속도가 빠른 네이버에서도 고액 연봉자를 여러 명 배출했다. 창업 멤버인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지난해 네이버에서 43억7100만원을 받았다. 이해진 이사(21억7300만원), 김상헌 대표(15억8200만원) 등도 10억원 이상 연봉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연예기획사 중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의 김영민 대표가 13억1200만원으로 ‘연봉킹’이 됐다.

중견기업 중 상상을 초월하는 연봉을 받은 CEO도 있다. 김형섭 평안엘앤씨 경영고문 겸 전 네파 사장이 지난해 퇴직금을 포함, 201억97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코스닥기업 가운데서는 이익우 젬백스&카엘 대표가 지난해 81억79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급여는 1억원이었지만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80억원에 달했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은 “CEO의 높은 임금, 대학교수의 정년 보장 등은 조직 구성원에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동기를 마련해주는 장치”라며 “실적에 비해 터무니없는 수준이 아니라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송형석/김일규/김선주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