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뚝뚝'…저축할 맛 안나시죠 ? 중위험·중수익상품으로 '+α' 챙기세요 !
사실상 ‘제로 금리’ 시대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은행 정기예금의 실질금리가 ‘0%’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0개월째 연속 동결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구체화되기 전까지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질금리 0%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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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은행연합회의 금리 비교 공시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3~2.6%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민은행 수퍼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2.3%에 불과했다. 신한은행의 민트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고단위플러스금리확정형예금은 연 2.5%로 같았다. 우리은행의 토마스정기예금 금리도 연 2.6%였다. 한국은행이 예상한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2.3%. 정기예금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0%’에 가깝다는 얘기다.

은퇴자 등 이자소득으로 먹고 사는 이들의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1000만원을 정기예금에 넣을 경우 1년 뒤 23만~26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예를 들어 은퇴 후 이자소득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경우 1억원을 연 2.4%짜리 정기예금에 넣어두면 한 해 받는 이자는 240만원이다. 여기다 만기 때 내야 하는 15.4% 수준의 이자소득세까지 감안하면 이미 실질금리는 오히려 마이너스에 가까워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기예금에서 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정기예금 규모는 558조8983억원이었다. 2012년 말보다 16조8084억원(2.9%) 감소했다. 은행 정기예금이 줄어든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비해 요구불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부동자금은 712조8854억원으로 사상 처음 700조원을 넘었다. 정기예금에서 빠져나온 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단기자금으로 묶여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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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상 시기 주목해야

이런 추세에 따라 내년엔 예금에 돈을 넣어둘수록 손해가 나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맞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기 회복 조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높아지는 반면 은행 예금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당분간 제로 또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시기가 연내로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이 뒤섞여 있다. 만약 미국이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에 나서면 한국도 금리 인상 논쟁에 불이 붙을 수 있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달리 경기 회복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아 한은의 금리 인상은 더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역지점 PB팀장은 “금리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은 이주열 신임 한은 총재의 첫 기자회견에서 드러날 것”이라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당분간 제로 금리 시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반영해 재테크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제로 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α’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은이 내년 물가상승률을 2.8%로 전망한 반면 시중금리 흐름을 감안할 때 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상은 더딜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신 팀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정기예금 금리에 ‘+α’를 얻을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나 세금우대 상품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사고, 동시에 주가가 내릴 것으로 보이는 종목은 파는 롱쇼트펀드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