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나라장터 엑스포] 민형종 조달청장에게 듣는다…"中企 개발 전념토록 우선구매 지원"
우수 중소·벤처기업들의 신제품과 신기술을 소개하고 국내외 시장의 판로를 지원하는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가 올해로 15돌을 맞았다. 조달청은 공공조달 수요를 활용해 기술이 우수한 우수 중소기업들이 더욱 성장하고 신생기업의 조달시장진출 기회를 지원하기 위해 2000년부터 매년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를 개최해 오고 있다. 민형종 조달청장(56·사진)을 1일 만나 ‘2014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조달행정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올해 행사의 특징은 무엇인지요.

“올해 전시회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 새싹기업 지원 등 공공조달을 통한 창조경제의 실현과 우리 기업의 해외조달시장 진출 지원 등에 중점을 뒀습니다. 전시관별로 잠깐 소개를 드리면 기술우수제품관은 △전자통신 △사무기기 △기계장치 △건설환경 등 4개 테마에 맞는 첨단제품이 전시됩니다. ‘문화와 동반성장’을 캐치프레이즈로 꾸며지는 전통문화상품관은 우리 문화유산을 체계

으로 보전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특히 6개국 19개사의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국내 기업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하는 ‘해외시장진출관’을 별도로 운영합니다. 그리고 정부조달관에서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신성장동력관을 운영하고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의 모든 프로세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신정장동력관을 설치한 이유가 있다면서요.

“신성장동력관은 공공조달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대표적 첨단 융합제품인 로봇을 전시하고 시연하는 장소입니다. 국내 9개 로봇제조사의 다양한 로봇제품을 전시일자별로 조달청 홍보관에서 전시합니다.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할 미래 먹거리를 미리 보여줌으로써 구매 담당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계획입니다. 부천시청에 납품 경험이 있는 안내 로봇이라든지 유아용·청소용 로봇 등도 전시될 예정입니다.”

▷다양한 전통문화상품도 진열된다고 들었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대변되는 K팝, 한식 등 한류가 확산되는 등 세계인이 우리 문화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찬란한 5000년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 21세기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상당수 무형문화재나 명장들은 전통문화 계승과 보존에 노력을 기울이느라 상품의 홍보나 판매에는 힘쓸 여력이 없습니다. 조달청은 이에 1998년부터 우수 전통공예품을 조달물자로 지정해 홍보자료를 발간하고 전시회 개최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 중입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07년 이후 최근 8년간 관련 업체들의 평균실적은 17억원, 지난해에는 21억원을 달성해 평균 대비 23.5% 증가했습니다. 올해도 나라장터 엑스포에서 ‘제2회 정부조달문화상품 공모전’을 열어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을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문화상품전시회를 권역별로 열어 판로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매출이 급성장한 조달물품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요.

“우수조달물품 매출이 2009년 1조1486억원에서 지난해 1조9700억원으로 최근 5년간 170% 성장하는 등 우수조달물품 지정제도가 기술우수 중소기업들의 공공조달시장 진출 교두보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매출이 급성장한 기업 제품은 금속재 창호,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사무용 가구, 배전반, 주방기구 방송장치 등입니다. 이는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된 품목의 종류가 다양하고 그 혜택이 여러 분야에 골고루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바이어 관심 품목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올해 전시회에 초청된 해외바이어의 주요 관심 품목은 친환경 녹색제품, 수처리, 공기정화 장비, LED 조명장치, 건설자재, CCTV, 소방장비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다수 참가합니다. 지난해에도 CCTV 보안시스템, LED 조명장치, 문서세단기, 도로관리용 차량, 반도체장비 등에 해외 바이어들의 상담이 집중됐습니다. 해외진출 조달우수업체 및 대표 수출제품을 잠깐 소개하면 차단기와 개폐기류 등의 전력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1955년 설립된 비츠로테크가 있습니다. 공격적인 해외마케팅 활동으로 국제적인 신뢰를 얻은 기업입니다. 1981년 일본 AICHI사와 기술제휴를 시작으로 1995년에는 미국 수출 시작, 1998년 중국 합자기업 설립 등 본격적인 수출을 통해 지난해 약 15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이제 해외 조달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요.

“국내 조달시장에 신규 창업기업이 자꾸 늘어나면서 중소기업 간 수주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활짝 열린 해외조달시장으로 눈을 돌려 파이를 키워야 할 때 입니다. 경쟁 가능한 해외조달시장은 약 5조달러로 추산됩니다. 이를 위해 조달청은 21개국 조달기관과 협력관계를 토대로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조달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

▷조달청이 최근 구축한 하도급 관리시스템이 성과를 보이고 있나요.

“그동안 하도급 관련 법령은 잘돼 있었지만 하도급계약이 주로 수기계약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현장에서 확인·감독이 곤란해 대가 미지급, 지연 지급 등의 불공정 거래가 이뤄져 왔습니다. 그래서 하도급 기업과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조달청은 지난해 12월 하도급 계약부터 대금지급까지 하도급 전 과정을 인터넷상에서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정부계약 하도급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입니다. 현재 광주시 등 212개 기관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도급 관리시스템을 통해 하도급 상황이 전자적으로 관리되면서 제때 대가를 지급하지 않던 비정상적 관행 등이 현장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맞춰 조달정책 방향은 무엇인지요.

“지난해 공공조달을 통한 창조경제 지원과 고객중심 조달서비스 혁신을 위해 100개 과제로 이루어진 ‘조달행정 혁신방안’을 마련해 99개 과제를 완료했습니다. 그 결과 중소기업 제품 구매 비중이 2012년 76.6%(15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78.1%(17조5000억원)로 늘고 우수조달물품 중 미래 유망산업제품 비중도 같은 기간 9.7%에서 11.9%로 증가했습니다. 올해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에 맞춰 창조경제 활성화와 중소기업 판로지원 내실화 및 내수활력 제고, 경제적 조달과 국가자산관리 강화, 비축사업의 효과성 제고, 비정상적 조달관행의 정상화, 정부 3.0 패러다임의 조달행정 혁신 등을 추진하겠습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