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유럽연합(EU) 정상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EU 방문을 계기로 양측 간 새로운 경제협력 밀월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다.

31일(현지시간) 시진핑 국가주석과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FTA 체결 추진 등 교역 및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현재 진행하는 투자협정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FTA 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해온 EU가 중국과의 FTA 추진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보장 협정과 장기 과제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FTA 추진을 위한 EU의 진전된 입장 변화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양측 간 FTA 협상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자 EU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유럽을 휩쓸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4개월 만에 기류가 달라진 것이다.

외신은 중국과 EU의 FTA가 타결될 경우 인구 20억명에 달하는 시장이 탄생할 것이라며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과 EU 간 투자와 교역 증진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EU 방문을 앞두고 중국은 유럽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반보조금 조사를 중단했다. EU도 중국 이동통신 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중단하는 등 양측 간 통상분쟁이 해결 가닥을 잡았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