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통일, 인내와 이해의 훈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만6000명 북한 출신 새터민
저비용 통일 위한 '소중한 선물'
김재훈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jaehoon.kim@leeko.com >
저비용 통일 위한 '소중한 선물'
김재훈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jaehoon.kim@leeko.com >
우리는 초등학생 때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배우며 자랐다. 그러나 통일문제는 그렇게 간단치 않은 이슈임을 우리 모두 잘 안다.
몇 년 전 새터민 관련 일에 참여하면서 느낀 소회다. 한국에 들어온 새터민 수는 벌써 2만6000명을 넘었다. 이들 중에는 고학력자, 전문가 그룹도 있고 먹거리가 없어서 탈북한 사람도 있다. 한국 사람들의 새터민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냉대와 멸시, 무관심이다. 새터민은 우리와 전혀 다른 체제에서 다른 교육을 받아왔고, 생각하는 방법도 달라 마치 모자란 사람처럼 보이기 쉽다. 북한 출신이라는 한마디에 그들을 2류 인생으로 취급하는 경향도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새터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분들도 많이 있다. 중고등교육 과정을 위한 대안학교나 취업컨설팅기관을 운영하는 분도 계시고, 새터민이 과거 상처를 치유하며 안정적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종교단체 분들도 있다. 북한 아이들의 영양실조가 장기적으로 장애로 이어지고 결국 통일 시대에 우리 후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북한에 꾸준히 우유를 보내는 등 인도적 지원을 해오고 있는 단체들도 있다.
그러나 새터민들을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많은 정성을 기울였는데 갑자기 소리 없이 떠나버리는 분도 있고, 북한 공산주의처럼 한국 정부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다. 다행히 오랜 기간 마음을 나누고 신뢰를 쌓으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한국의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점점 적응하며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분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땅에 온 2만6000명 새터민은 우리에게 통일 훈련을 시키는 소중한 선물과 같은 분들이다.
이들을 이해하고 포용조차 못 하면서 무슨 통일을 논할 수 있는가. 정치·사회 환경에 따라 이들에 대한 대접이 수시로 바뀌어서는 안 되고 어떤 상황에서도 지속되는 ‘하나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통일은 정치·외교적으로 남북한 외 다른 당사자들이 많이 끼어 있으므로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남북한이 민간 차원에서 사회·문화, 경제적 교류 폭을 넓히고 서로 공감대를 넓혀가려는 노력을 많이 할수록 소프트랜딩, 즉 저비용의 통일을 이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재훈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jaehoon.kim@leeko.com >
몇 년 전 새터민 관련 일에 참여하면서 느낀 소회다. 한국에 들어온 새터민 수는 벌써 2만6000명을 넘었다. 이들 중에는 고학력자, 전문가 그룹도 있고 먹거리가 없어서 탈북한 사람도 있다. 한국 사람들의 새터민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냉대와 멸시, 무관심이다. 새터민은 우리와 전혀 다른 체제에서 다른 교육을 받아왔고, 생각하는 방법도 달라 마치 모자란 사람처럼 보이기 쉽다. 북한 출신이라는 한마디에 그들을 2류 인생으로 취급하는 경향도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새터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분들도 많이 있다. 중고등교육 과정을 위한 대안학교나 취업컨설팅기관을 운영하는 분도 계시고, 새터민이 과거 상처를 치유하며 안정적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종교단체 분들도 있다. 북한 아이들의 영양실조가 장기적으로 장애로 이어지고 결국 통일 시대에 우리 후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북한에 꾸준히 우유를 보내는 등 인도적 지원을 해오고 있는 단체들도 있다.
그러나 새터민들을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많은 정성을 기울였는데 갑자기 소리 없이 떠나버리는 분도 있고, 북한 공산주의처럼 한국 정부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다. 다행히 오랜 기간 마음을 나누고 신뢰를 쌓으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한국의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점점 적응하며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분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땅에 온 2만6000명 새터민은 우리에게 통일 훈련을 시키는 소중한 선물과 같은 분들이다.
이들을 이해하고 포용조차 못 하면서 무슨 통일을 논할 수 있는가. 정치·사회 환경에 따라 이들에 대한 대접이 수시로 바뀌어서는 안 되고 어떤 상황에서도 지속되는 ‘하나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통일은 정치·외교적으로 남북한 외 다른 당사자들이 많이 끼어 있으므로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남북한이 민간 차원에서 사회·문화, 경제적 교류 폭을 넓히고 서로 공감대를 넓혀가려는 노력을 많이 할수록 소프트랜딩, 즉 저비용의 통일을 이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재훈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jaehoon.kim@leek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