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 라이프] 김경덕 대표, 수목과 화초 가꾸는 일 회사운영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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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힐링 비법은 - 나무와 꽃 가꾸며 식물원 봉사활동하는 김경덕 델코리아 대표
세심한 배려 없이는 원하는 바 못 얻어
아파트 조경은 보이는 것만 신경…토지 투자 부족해 식물 생장 느려
기업도 좋은 인재 뿌리 내리도록 근무환경 개선 투자 적극 나서야
세심한 배려 없이는 원하는 바 못 얻어
아파트 조경은 보이는 것만 신경…토지 투자 부족해 식물 생장 느려
기업도 좋은 인재 뿌리 내리도록 근무환경 개선 투자 적극 나서야
김경덕 델코리아 대표(49·사진)는 주말이면 삽과 가위를 들고 현관을 나선다. 정장 대신 청바지 차림에 목장갑을 끼고 향하는 곳은 집 근처 대학 식물원. 봉사활동으로 나무와 화초를 가꾸는 게 김 대표의 주된 취미다.
“시멘트로 둘러싸인 도시 빌딩숲에서 건조한 정보기술(IT) 업무와 씨름하다가 나무와 풀, 흙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순간 그렇게 즐겁고 상쾌할 수가 없어요. 나뭇가지에 잎눈이 나오고 땅에서 싹이 돋는 것을 보면 피로가 싹 가시죠.”
김 대표는 한국IBM과 시스코코리아, 지금의 델코리아에 이르기까지 IT 분야에서만 20년 이상 몸담고 있는 업계 베테랑이다. ‘쉴 새 없이 바뀌는 IT환경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데는 자연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최고’라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그가 조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유년시절 거제도 산길에서 보던 산수유와 벚꽃 진달래 복사꽃에 대한 추억도 한몫했다. 조경실습이나 봉사활동을 하는 날이면 아침부터 가슴이 설렌다. 4년 전엔 아예 조경 자격증까지 땄다. 기왕 할 바엔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서다.
김 대표는 수목과 화초를 가꾸는 일이 회사 운영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생장하는데 필요한 토지 온도 수분 등이 식물마다 각기 다르다 보니 심는 장소나 관리에 세심한 배려가 없으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다”며 “조직의 리더도 부하 직원의 장점과 단점 등 특성을 잘 알아야 그 사람의 능력을 최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홀하기 쉬운 토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체로 아파트 단지의 조경은 눈에 보이는 꽃과 나무에만 신경 쓸 뿐, 토지에 대한 투자는 턱없이 부족해 식물의 생장이 느리고 수명도 짧다”며 “조직에서도 좋은 인재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델코리아가 직원 교육을 강조하고, 아이를 키우는 여직원에게 시간 선택제 근무를 허용하는 등 사내 복지에 힘을 쓰는 이유다.
김 대표는 기업의 말단 조직을 식물의 뿌리털에 비유했다. 경영진의 전략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은 고객과 맞닿아 있는 영업팀 등 말단 조직이라는 설명이다. “나무의 생장은 굵은 뿌리가 아닌 미세한 뿌리털이 물과 영양분 흡수를 통해 이뤄집니다. 뿌리털의 놀라운 생명력과 유연성을 조직 내에 적용하는 것이 곧 기업 성장의 비결인 셈이죠.”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시멘트로 둘러싸인 도시 빌딩숲에서 건조한 정보기술(IT) 업무와 씨름하다가 나무와 풀, 흙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순간 그렇게 즐겁고 상쾌할 수가 없어요. 나뭇가지에 잎눈이 나오고 땅에서 싹이 돋는 것을 보면 피로가 싹 가시죠.”
김 대표는 한국IBM과 시스코코리아, 지금의 델코리아에 이르기까지 IT 분야에서만 20년 이상 몸담고 있는 업계 베테랑이다. ‘쉴 새 없이 바뀌는 IT환경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데는 자연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최고’라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그가 조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유년시절 거제도 산길에서 보던 산수유와 벚꽃 진달래 복사꽃에 대한 추억도 한몫했다. 조경실습이나 봉사활동을 하는 날이면 아침부터 가슴이 설렌다. 4년 전엔 아예 조경 자격증까지 땄다. 기왕 할 바엔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서다.
김 대표는 수목과 화초를 가꾸는 일이 회사 운영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생장하는데 필요한 토지 온도 수분 등이 식물마다 각기 다르다 보니 심는 장소나 관리에 세심한 배려가 없으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다”며 “조직의 리더도 부하 직원의 장점과 단점 등 특성을 잘 알아야 그 사람의 능력을 최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홀하기 쉬운 토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체로 아파트 단지의 조경은 눈에 보이는 꽃과 나무에만 신경 쓸 뿐, 토지에 대한 투자는 턱없이 부족해 식물의 생장이 느리고 수명도 짧다”며 “조직에서도 좋은 인재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델코리아가 직원 교육을 강조하고, 아이를 키우는 여직원에게 시간 선택제 근무를 허용하는 등 사내 복지에 힘을 쓰는 이유다.
김 대표는 기업의 말단 조직을 식물의 뿌리털에 비유했다. 경영진의 전략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은 고객과 맞닿아 있는 영업팀 등 말단 조직이라는 설명이다. “나무의 생장은 굵은 뿌리가 아닌 미세한 뿌리털이 물과 영양분 흡수를 통해 이뤄집니다. 뿌리털의 놀라운 생명력과 유연성을 조직 내에 적용하는 것이 곧 기업 성장의 비결인 셈이죠.”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