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할 만한 부자' 1위 정주영 前 회장
한국에서 부자소리를 들으려면 20억원 이상의 재산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2일 공개한 ‘부자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자산 규모는 평균 25억원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1993년 실시한 동일한 설문조사에선 부자라고 할 수 있는 자산 규모가 약 1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21년 만에 두 배가 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11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몇억원 정도의 돈을 가진 사람을 부자라고 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10억원’이라고 답한 비율이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억원(10%) △100억원(10%) △30억원(8%) △5억원(7%) △50억원(6%) 등의 순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존경할 만한 부자로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꼽혔다. 정 전 명예회장은 응답자 중 가장 많은 13%의 지지를 받았다. 1% 이상의 지지를 받은 부자로는 정 전 명예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 회장(10%), 유일한 전 유한양행 회장(6%),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2%),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2%), 정몽준 새누리당 국회의원(1%),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1%) 등 7명이 뽑혔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부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富) 축적 과정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번 부자가 더 많다’고 답한 응답자가 63%로 절반을 넘었다. ‘노력이나 능력으로 돈을 번 부자가 많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또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이나 능력’(40%)보다는 ‘부모의 재산이나 집안’(53%)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