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이주열 한은 총재 깜짝 방문…李心玄心 "경제 시각차 크면 곤란…자주 보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 부총리 "나도 韓銀 출신"
첫 회동 '정책조화' 청신호
첫 회동 '정책조화' 청신호
“저도 한국은행 74행번(1974년 입행)입니다. 취임 축하드리러 왔습니다.”
2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접견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주열 신임 한은 총재의 손을 꽉 잡았다. ‘77행번’인 이 총재도 환한 웃음으로 대답했다. 성장과 물가라는 조금 다른 목표 속에서 종종 불협화음을 냈던 두 기관이 모처럼 한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정책 조화’ 없이는 저성장과 가계부채 등 난제들을 풀어나갈 수 없다는 절박함도 읽혔다.
◆몸 낮춘 현 부총리
말 그대로 ‘깜짝 회동’이었다.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한 현 부총리는 이날 오전 귀국해 국회 일정을 마치자마자 바로 한은으로 향했다. 기재부 장관이 한은을 방문한 것은 2009년 2월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엔 막 취임한 윤증현 장관이 이성태 당시 총재에게 인사를 하는 형식이었다. 기재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엔 상대방 취임에 현 부총리가 예우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덕담이 끊이지 않았다. 현 부총리는 “이 총재께서는 물가, 고용, 지속 성장 등에서 모두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셨고 리더십이 탁월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총재가 앞서 “한은은 물가안정 외에도 경제성장 등을 조화롭게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대해 칭찬으로 화답한 것이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격의없는 만남’을 계속하기로 약속했다. 회동 직후 이 총재는 기자들에게 “경제를 보는 시각에서 갭(격차)이 크면 곤란하다”며 “의견을 많이 공유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 부총리는 “같은 한은 출신으로서 빈손으로 올 수 없었다”며 이 총재의 초상화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정책공조 강화될까
저성장 극복을 위한 금리 인하 시점을 놓고 정부와 한은이 기싸움을 벌인 게 불과 1년 전이다. ‘정통 한은맨’인 이 총재는 중앙은행 독립성을 더 중시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게다가 올해는 미 양적완화 축소와 함께 금리정상화(인상)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흐름이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게 일부 당국자의 우려다. 기재부로서는 한은의 정책공조가 절실해지는 부분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한국은 미국과 달리 기재부와 중앙은행 수장의 대화가 부족하다”며 “경제가 회복 기조 어디쯤인지에 대해서도 인식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날 회동을 계기로 정책공조가 강화될지 관심이 높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은 “재정과 통화, 환율정책이 서로 연결돼 있어 상호 교류는 바람직하다”며 이날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정부와 한은의 정책공조는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정부와 한은이 똑같이 움직이면 집단오류에 빠질 수 있다”며 “인식 공유는 필요하지만 정책 공유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유미/주용석 기자 warmfront@hankyung.com
2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접견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주열 신임 한은 총재의 손을 꽉 잡았다. ‘77행번’인 이 총재도 환한 웃음으로 대답했다. 성장과 물가라는 조금 다른 목표 속에서 종종 불협화음을 냈던 두 기관이 모처럼 한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정책 조화’ 없이는 저성장과 가계부채 등 난제들을 풀어나갈 수 없다는 절박함도 읽혔다.
◆몸 낮춘 현 부총리
말 그대로 ‘깜짝 회동’이었다.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한 현 부총리는 이날 오전 귀국해 국회 일정을 마치자마자 바로 한은으로 향했다. 기재부 장관이 한은을 방문한 것은 2009년 2월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엔 막 취임한 윤증현 장관이 이성태 당시 총재에게 인사를 하는 형식이었다. 기재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엔 상대방 취임에 현 부총리가 예우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덕담이 끊이지 않았다. 현 부총리는 “이 총재께서는 물가, 고용, 지속 성장 등에서 모두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셨고 리더십이 탁월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총재가 앞서 “한은은 물가안정 외에도 경제성장 등을 조화롭게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대해 칭찬으로 화답한 것이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격의없는 만남’을 계속하기로 약속했다. 회동 직후 이 총재는 기자들에게 “경제를 보는 시각에서 갭(격차)이 크면 곤란하다”며 “의견을 많이 공유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 부총리는 “같은 한은 출신으로서 빈손으로 올 수 없었다”며 이 총재의 초상화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정책공조 강화될까
저성장 극복을 위한 금리 인하 시점을 놓고 정부와 한은이 기싸움을 벌인 게 불과 1년 전이다. ‘정통 한은맨’인 이 총재는 중앙은행 독립성을 더 중시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게다가 올해는 미 양적완화 축소와 함께 금리정상화(인상)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흐름이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게 일부 당국자의 우려다. 기재부로서는 한은의 정책공조가 절실해지는 부분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한국은 미국과 달리 기재부와 중앙은행 수장의 대화가 부족하다”며 “경제가 회복 기조 어디쯤인지에 대해서도 인식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날 회동을 계기로 정책공조가 강화될지 관심이 높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은 “재정과 통화, 환율정책이 서로 연결돼 있어 상호 교류는 바람직하다”며 이날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정부와 한은의 정책공조는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정부와 한은이 똑같이 움직이면 집단오류에 빠질 수 있다”며 “인식 공유는 필요하지만 정책 공유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유미/주용석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