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대구 침산동 ‘화성 파크드림’ 아파트엔 835가구 분양에 청약 1순위자 3만2131명이 몰렸다. 청약은 평균 경쟁률 38.4 대 1로 끝났다. 앞서 부산 사직동에서 선보인 ‘사직역 삼정 그린코아’도 1순위 접수자만 1만1017명에 달해 평균 경쟁률 47.49 대 1로 분양을 마감했다.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대도시 분양시장에 실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2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대표적인 주택 실수요층으로 꼽히는 청약통장 1순위자들이 올 1분기 신규 아파트 청약에 대거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순위 청약자 수가 지난해 1분기(2만9796명)의 3.6배인 10만7759명에 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 주택 가격 회복세가 빠른 5대 광역시에서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 1순위 청약자는 8만6831명으로 지난해 1분기(9138명)의 9배를 넘었다. 지난 2월 말 기준(금융결제원) 5대 광역시 1순위 청약통장이 95만8269개인 것을 고려하면 통장 10개 중 1개꼴로 청약에 나선 것이다.

위례·동탄2신도시를 중심으로 1순위 청약자가 많았던 수도권도 지난해 1분기 9065명에서 올해 1만49명으로 10.9% 늘었다. 청약 1순위는 주택청약저축 등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수도권은 24개월, 지방은 6개월 이상이어야 될 수 있어 실수요자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연 1~2%대 저금리 공유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등 무주택 실수요자 지원책과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감이 맞물려 분양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건설사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는 등 건설업종 위험도도 내려가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