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요구하며 집을 떠난 아내를 한국까지 쫓아와 살해하려 한 대만인 남편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자신과 헤어지려는 한국인 아내 정모씨(36)를 납치해 죽이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대만인 남편 J모씨(34)와 범행을 공모해 같이 입국한 대만인 지인 K씨(32)를 구속했다고 3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와 강씨는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 주택가에서 식당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정씨를 붙잡아 강제로 차에 태웠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테이프로 정씨의 입을 막고 빨랫줄로 몸을 묶었다. 납치 전날 사전 답사를 해 범행 장소로 물색한 경기도 광주 인근 야산으로 정씨를 데려갔다. K씨는 납치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있어 불안하다며 이동 중에 차에서 내렸다. J씨는 이동 중에 “왜 나와 헤어지려 하냐”고 물으며 정씨의 얼굴과 몸을 수차례 폭행했다. 범행 계획 장소에 도착할 때쯤 정씨가 “신고하지 않을테니 안아달라”고 애원하자 잠시 차를 멈췄다.

J씨가 정씨를 납치해 범행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경찰은 딸이 납치됐다는 정씨 아버지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정씨 아버지가 납치 현장에서 목격했다는 차량 번호와 K씨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 TV 장면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강동구 천호동의 한 모텔에서 도망친 K씨를 검거했다.

K씨를 추궁해 범행 장소를 알아낸 경찰은 28일 새벽 납치된 지 6시간 만에 범행 현장에서 J씨를 붙잡았다. 경찰조 사에서 J씨는 “아내와 다시 만나 관계를 회복시키고 싶었을 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민 기자 indueti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