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3일 오후 2시12분

외국계 증권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리스크 관리 능력과 영업 노하우 등에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돼 오던 외국계 증권사들에까지 불황의 파고가 미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22곳의 순이익(잠정치)은 59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58억원에 비하면 72.6% 줄어든 셈이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133억원)와 바클레이즈(-104억원) CIMB(-101억원) 골드만삭스(-99억원) 등 10곳이 적자를 냈다.

적은 인력으로도 국내 대형 증권사 못지않은 이익을 내왔던 외국계 증권사의 실적이 급감한 것은 증권사들의 주수익원인 중개영업(브로커리지) 수수료가 감소하는 등 증권업계 전체가 불황에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식워런트증권(ELW)과 관련한 세금폭탄도 외국계 증권사들의 실적을 크게 악화시켰다. 국세청은 지난해 8월 ELW 유동성공급자(LP) 사업에 대한 손익신고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크레디트스위스(CS)와 골드만삭스, BoA메릴린치 등에 각각 140억~369억원의 법인세를 물렸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