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5일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2박3일간 일본을 국빈 방문한 뒤 25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일본과 한국 모두 1박2일을 계획했으나 일본 일정을 하루 늘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1박 일정으로 방한한다”며 “구체적인 날짜와 일정은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미국은 일본의 끈질긴 요청으로 막판에 일정을 재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1996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18년 만에 이뤄지는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은 지난달 백악관이 아시아 순방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방문 일정 연장을 집요하게 요구해왔다”며 “최근에는 정상회담 외에도 일왕 예방과 만찬 행사 등을 위해 최소 2박3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미국이 막판에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최근 일본의 대미 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최근 무기 관련 기술 수출을 금지하는 원칙을 47년 만에 폐지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일본의 정책 개정을 환영한다”며 “미국 및 다른 파트너 국가와의 방산 협력 기회를 넓혀주고 절차를 간소화해줄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 조건을 일부 수용하는 등 한발 물러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한기간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교육·문화 이벤트, 주한미군 관련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취임 이후 네 번째 한국 방문이다. 북핵 문제와 군사안보 분야에서 한·미 동맹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 시점이 23일인지 24일인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