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사무직 임금체계를 성과급 중심의 연봉제에서 호봉제로 전환키로 했다. 2003년 연봉제를 전면 도입한 이후 11년 만에 다시 연차에 따라 연봉이 자동으로 오르는 호봉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3일 한국GM과 한국GM 사무지회 등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달 31일 ‘모든 사무직에 대한 매년 정기적이고 일률적인 임금 인상’과 ‘차별적인 임금 인상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금체계 개편안에 합의했다.

인사고과 저평가자 비율 축소와 동일 직급 내 임금격차 해소, 직급별 승진 보장 연차 설정 등도 내용에 담았다. 한국GM 임직원 1만7000여명 가운데 6000여명이 사무직이다. 한국GM의 모회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전 세계 자회사에 성과급 중심 연봉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1년 GM에 인수된 한국GM도 연봉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한국GM의 사무직 노조인 사무지회는 지난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가입하면서 지속해서 호봉제를 요구해왔다. 호봉제는 지난 1월1일부로 소급 적용된다.

한국GM 사무지회는 “대리가 차장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등 협력적인 조직 문화가 파괴돼 호봉제가 절실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연봉 인상률이 동결에서 7% 선까지 개인별로 달랐지만 앞으로는 차이가 1% 내외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성과를 많이 낸 사람이 더 받는 구조에서 다 같이 적게 받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조는 비슷한 조건의 근로자가 많아야 힘을 모으기가 쉽기 때문에 호봉제처럼 획일적인 연봉 체계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