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듀폰과의 아라미드 영업비밀 침해 관련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결과가 매우 긍정적이라며 코오롱인더에 대한 '매수'를 주문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항소심 승소는 예상 가능한 결과 중에서 가장 긍정적인 수준"이라며 "코오롱인더가 2심 결과 발표 이후 합의 가능하다는 뜻을 비춰온 것을 감안하면 합의와 소송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소송 또는 합의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진행됐던 1조원보다는 대폭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코오롱인더는 1심에서 1조원 규모의 배상금과 20년간 아라미드 판매금지 판결을 받았었다. 연방법원 항소심은 1심 재판부가 코오롱인더에 유리한 증거를 배제한 것은 잘못이라며, 원심을 파기하고 재판부를 변경하라고 3일(현지시간) 판결했다.

항소심 승소로 코오롱인더는 1심 판결과 관련해 쌓았던 충당금 및 변호사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매분기 약 100억원이었던 충당금 반영이 중단되고, 기존에 반영했던 충당금 800억원도 반환이 예상되고 있다. 연간 400억원에 달했던 변호사 비용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승소의 직접적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세전이익은 각각 15%와 30% 증가할 것"이라며 "소송으로 위축됐던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영업이 강화되면서 타이어코드 에어백 아라미드 등의 판매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코오롱인더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4000원에서 8만원으로 올렸고, 유진투자증권도 이번 소송 영향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라미드는 첨단 합성섬유로 방탄복과 골프채 등에 쓰인다. 듀폰은 아라미드를 처음 판매했고, 코오롱이 2005년부터 아라미드를 생산하자 코오롱이 퇴직한 듀폰 기술자를 고용해 관련 기술을 침해했다며 2009년 소송을 제기했다.

오전 8시46분 현재 코오롱인더는 장전 시간외거래에서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지주회사인 코오롱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