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의 8분의 1로 급감
"비위생적 환경, 식중독 취약"
실제로 최근 수년간 무상급식 예산은 크게 늘어난 데 반해 식당 건립 및 조리장 건물 개선 사업비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2011년 1224억원이었던 무상급식 예산은 올해 263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급식시설 개선 예산은 같은 기간 628억원에서 81억원으로 약 8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14년 3월 말 기준으로 서울지역 학교의 급식시설 개선에 필요한 돈은 총 4736억원이다. 필요한 비용의 1.7%만 예산으로 잡혀 있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무상급식 등 복지예산 비중이 크게 증가한 2013년부터는 급식시설 개선 예산 규모가 전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며 “사실상 오래된 급식시설을 고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급식시설 개선에 쓸 돈이 급감함에 따라 시설 노후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3년 말 기준으로 급식시설을 갖춘 전국의 학교 1만54개교 가운데 노후한 급식시설로 무상급식을 실시 중인 곳은 3087개교(30.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국 학교의 식중독 건수는 2011년 30건에서 지난해 46건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역학조사에선 대부분 원인불명으로 처리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지역 학교 중 아직도 식당이 아닌 교실에서 배식을 하는 곳이 전체 1322개교 중 약 3분의 1인 430곳에 달한다”며 “상대적으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배식을 하다보니 식중독 사고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급식시설뿐 아니라 학교 시설 전반에 대한 노후화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전체 예산은 2009년 7조216억원에서 올해 7조4391억원으로 약 5.6% 늘었지만 학교 시설 보수 예산은 같은 기간 1조800억원에서 2300억원으로 약 78%나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학교 시설 보수를 요청한 건수는 1738건(3580억원)이나 되지만 이 가운데 15.1%인 263건(801억원)에 대해서만 예산 지원이 가능한 실정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