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으뜸중기제품] 제이엠그린 '알알이쏙', 얼려도 말랑말랑…내용물 쏙 빠지는 밀폐용기
주부 이정미 씨(사진)는 2010년 아이들을 위해 찌개를 만들고 있었다. 마늘이 필요했다. 냉동실에서 으깬 후 비닐로 싸서 얼려둔 것을 꺼냈다. 많은 주부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필요한 만큼 잘라 비닐을 벗긴 후 찌개에 넣었다. 순간 짜증이 났다. 냄새도 심하고 사용 후 도마도 닦아야 하는 데다 남은 마늘을 또다시 비닐에 싸야 했다. 이씨는 불편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평소 뭔가 만들기를 좋아했던 그는 몇 달간의 노력 끝에 독특한 마늘 보관 용기를 개발해냈다. 인터넷쇼핑몰에서 히트 상품이 된 ‘알알이쏙’이다.

◆주부 입장에서 만든 냉동용기

겉모양만 보면 평범한 얼음용기에 뚜껑만 덮어놓은 것 같다. 그러나 밑부분이 부드럽다는 게 차이점이다. 지금은 제이엠그린(www.jmgreen.co.kr) 대표라는 명함을 갖고 있는 이 사장은 “마늘이나 당근 다진 것을 보관했다 편하게 쓰려면 밑부분을 눌러 재료를 뺄 수 있도록 하면 된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밑부분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시행착오도 겪어야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마늘을 넣었을 때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게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처음엔 실리콘을 써봤다. 하지만 색이 변하고 많은 양을 담으면 밑으로 처졌다.

이 대표는 우연히 해법을 찾았다. “어느 날 동네에서 아이들이 빙과류 ‘쭈쭈바’를 먹는 것을 보고 ‘바로 저거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위생적이고 얼린 후 밑부분을 밀어서 먹는 원리가 그가 만들고 싶은 용기와 같았다. 안전하고 유연한 폴리에틸렌을 밑면에 쓰고 그 위에 뚜껑을 달았다. 이중차단 장치도 만들어 재료는 물론 냄새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았다.

◆아기 엄마 입소문 업고 사업 탄력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지만 초기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용량이 티스푼 크기 한 가지밖에 없어 너무 작다는 게 문제였다. 이듬해 큰 사이즈 제품 두 가지를 더 내놨다. 마늘 당근 등을 보관하려는 일반 주부뿐만 아니라 아기 엄마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유식이나 요구르트 주스를 얼려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양한 활용성이 부각된 것. 특히 아동용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알알이쏙을 판매하면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단순히 재료를 저장하는 용기를 만든 것이 아니라 엄마들의 고민을 해결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요리책을 보고 요리하는 주부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용량에 따라 한 칸을 1티스푼(1작은술), 1테이블스푼(1큰술), 3테이블스푼(3큰술)에 맞췄다. 저울 역할을 하는 셈이다. 특대 사이즈도 만들었다. 고기 600그램과 밥 반 공기가 들어가는 크기다. 용기마다 손잡이를 만들고, 냉장고에 서랍처럼 쌓아놓고 쓸 수 있도록 했다. 용기 뚜껑에는 경사를 만들어 서랍처럼 꺼낼 때 위에 있는 용기가 따라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FDA도 인증한 안전성

2013년에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요구르트나 주스를 얼려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2분의 1 테이블스푼 용량의 얼음 용기도 만들었다. 얼음 같은 것을 먹다 목에 걸리는 사고가 나더라도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클로버 모양을 택했다.

주부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았다. 이 제품에 대한 특허는 제이엠그린이 갖고 있다. 알알이쏙 매출은 첫해 3000만원이었지만 2012년에는 4억원, 2013년에는 7억원으로 늘었다. 제이엠그린은 올해부터 일본과 독일 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3월의 으뜸중기제품] 제이엠그린 '알알이쏙', 얼려도 말랑말랑…내용물 쏙 빠지는 밀폐용기
◆‘이달의 으뜸중기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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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으뜸중기제품

△제이엠그린의 기능성 냉동용기(알알이쏙) △세화피엔씨의 김서림방지필름 △컴트리 망분리 듀얼PC시스템 △엠이씨의 로나버블 샤워기(B300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