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수익률 평균 10%…시장 수익률 크게 앞서
장기보유·블루칩 투자 등 고집스런 철학이 高수익 견인
앤서니 볼턴 14.5% 1위, 닐 우드퍼드 11.5% 2위
‘갈락티코’ 전략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통한다. 몇몇 펀드매니저는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시장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투자수익률을 기록하며 업계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빌 그로스 핌코 회장, 닐 우드퍼드 인베스코퍼페추얼 투자운용 대표, 앤서니 볼턴 전 피델리티인터내셔널 대표, 휴 영 애버딘자산운용 아시아 회장, 리처드 벅스턴 전 슈로더UK알파플러스펀드 대표 등이 영광의 얼굴들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술 발달 등으로 투자자들이 정보를 쉽게 얻으면서 펀드매니저들의 몸값은 예전 같지 않지만 여전히 금융업계 ‘갈락티코’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며 6인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를 4일(현지시간) 재조명했다.
◆오를 때 기다리는 롱-온리 전략
10년간 연평균 투자수익률이 시장수익률보다 가장 크게 앞선 인물은 볼턴 전 피델리티인터내셔널 대표다. 지난주 은퇴한 볼턴은 1979년부터 피델리티에 몸담으며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피델리티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를 설립했다. 전성기인 1998년 1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10년간 연평균 14.5%의 수익률을 기록, 같은 기간 영국 FTSE지수 상승률 6.2%를 2배이상 뛰어넘었다.
2위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1.5%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한 우드퍼드 인베스코퍼페추얼 투자운용 대표다. 이 기간 FTSE지수 상승률은 8.6% 였다. 영 애버딘자산운용 아시아 회장(11.4%), 벅스턴 전 슈로더UK알파플러스펀드 대표(11.1%),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8.72%), 그로스 핌코토털리턴펀드 회장(7.0%)이 뒤를 이었다.
6명의 펀드매니저가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투자수익률을 거둔 공통적인 요인은 주식이나 채권 등을 사들인 뒤 오를 때까지 보유하는 ‘롱-온리’ 전략으로 승부했다는 것. 버핏 회장은 “주식의 가장 이상적인 보유 기간은 영원히 보유하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우드퍼드 대표도 BAE시스템 주식을 1988년부터 보유하고 있다.
스타 펀드매니저들은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버핏 회장과 우드퍼드 대표는 소비재 기업 등 동시대의 ‘블루칩’에 주로 투자했다. 버핏 회장은 코카콜라와 월마트에, 우드퍼드 대표는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등에 장기간 투자했다. 볼턴 전 대표와 벅스턴 전 대표는 “잘 아는 회사에만 투자한다”는 철학이 닮았다.
◆개인의 능력+팀워크 뒷받침돼야
FT는 전설의 펀드매니저 외에 최근 5년간 지역별로 가장 큰 수익률을 낸 ‘샛별’들도 소개했다. 북미 지역에서는 레그메이슨캐피털매니지먼트의 서맨사 맥르모어가 5년간 누적수익률 248.8%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이 지역 평균수익률은 109.6%였다.
유럽 지역에 투자한 펀드 중에서는 인베스코퍼페추얼의 아드리안 빅넬이 5년간 237.4%의 누적수익률을 달성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애버딘자산운용이 승기를 잡았다. 애버딘의 아시아투자팀은 5년간 166.5%의 누적수익률을 올려 이 지역 펀드 평균수익률(82.1%)의 두 배를 기록했다.
FT는 “펀드매니저의 자질도 중요하지만 리서치팀 등의 조직적 협력이 장기 수익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