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마켓인 '플레이 스토어' 성장의 1등 공신은 단연 한국이다. '플레이 스토어'가 모든 안드로이드폰에 선탑재 돼 있는 효과가 크다.

그러나 '플레이 스토어'는 네이버 앱스토어와 같은 독립 앱마켓의 등록 자체를 허용하지 않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포털업체와 달리 소비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보관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 네이버 앱스토어 설치 시 '알 수 없는 소스' 팝업

7일 안드로이드 마켓의 개발자 약관(Developer Distribution Agreement)에 따르면, 구글은 독립 앱마켓의 등록 자체를 불허한다는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네이버 앱스토어와 티스토어, 올레마켓 등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서는 아예 유통될 수 없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향후 경쟁이 가능한 앱 마켓의 진입을 차단해 놓은 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가 모든 안드로이드폰에 선탭재 돼 있는 상황에서 불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구글의 발톱 ②] 독립 앱스토어의 무덤 '플레이스토어'
구글은 기술적으로도 독립 앱 마켓 설치에 제약을 걸고 있다. 안드로이드 OS에서 네이버 앱스토어를 설치하려면 '설치가 차단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보안상 이유로 구글 플레이를 통한 다운로드만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여진다. 휴대폰 설정에서 '알 수 없는 출처'로 체크 표시해야만 설치가 가능하다.

구글은 앱 내부결제에 대해서도 자체 결제수단인 구글 월렛으로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수수료 30%를 떼며, 타 인앱 결제(IAP) 사용이 불가능하다.

네이버 앱스토어는 구글 월렛 등 타 마켓 인앱 결제 모듈이나 개발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결제 모듈도 붙일 수 있도록 개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인앱 결제 수익에는 20%를 부과하고, 그 중 10%는 이용자에게 마일리지로 제공한다.

하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다른 인앱 결제 수단을 사용하면, 경고성 메일이 발송되거나 앱이 삭제될 수 있다.

◆ 구글만 보관하는 신용카드 정보…국내 유료결제 시장 외면당해

결제방식 또한 구글이 일방적으로 유리하다. 구글은 이용자들이 플레이 스토어 내에서 처음 유료 앱을 구매할 경우, 신용카드 번호를 저장한다. 이후 결제부터는 '원터치 결제'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 포털업체들은 정부 규제당국의 지침에 따라 신용카드 정보를 보관할 수 없다. 국내 앱 마켓에서는 결제할 때마다 사전 동의→신용카드 선택→백신 설치여부 확인→카드번호 입력→안심번호 입력 등 최대 10여 단계에 이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은 신용카드 번호를 마음대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두 번째 부터는 클릭 한 번만으로 손 쉽게 결제가 가능하다"며 "이는 이용자들이 토종 마켓을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폐쇄적인 앱 마켓 정책을 취하는 가운데 플레이 스토어의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플레이 스토어가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약 2377억원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전체 수익(약 1조3208억)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구글이 벌어들이는 돈은 어마어마하고, 힘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반해 세금은 제대로 내고 있지 않다"며 "구글이 국내 중소 개발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상생 정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