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방문판매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고객의 집과 사무실을 가가호호 방문,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금융상품을 팔겠다는 복안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증권사들이 20억~30억원의 예산을 투입, 아웃도어 세일즈(ODS)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즉석에서 고객의 실명을 확인하고 증권카드도 발급해 줘야 영업사원들이 ‘1인 점포’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증권사들은 방판을 활용할 수 없었다. 상품 판매 후 14일까지는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고 돼 있는 방문판매법이 걸림돌이었다. 고객이 평가손실이 난 금융상품을 들고 와 ‘변심’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요청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14일 계약 철회’ 조건에서 자유로운 업종은 보험뿐이다.

증권업계는 금융상품의 방문판매법 적용 배제를 골자로 한 방문판매법 개정안(이종걸 민주당 의원 안으로 현재 계류 중)이 올해 중으로는 국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물, 옵션 같은 고위험 상품에 한해 ‘14일 계약 철회’라는 안전장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는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의 수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방판 채널에 도전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선점 효과를 누리려면 법 개정과 동시에 영업사원을 현장에 투입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일찌감치 시스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퇴한 증권사 직원들을 영업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송형석/허란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