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토막 나는 한국 파생상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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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세계 1위서 추락
2013년 8억 계약 그쳐…"최소 거래금액 인상이 원인"
2013년 8억 계약 그쳐…"최소 거래금액 인상이 원인"
지난해 전 세계 파생상품 거래량이 늘었지만 국내 파생상품 거래량은 반토막 났다. 2012년 코스피200옵션 거래 승수(단위) 인상 등 정부의 파생상품시장 규제 충격 여진이 계속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국거래소가 7일 발표한 ‘2013년 세계 파생상품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은 전년보다 55.3% 감소한 8억2100만계약에 그쳤다. 2011년 39억2800만계약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2년 연속 50% 이상 급감해 4분의 1 규모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거래대금도 전년보다 12.3% 감소했다.
코스피200옵션 등 국내 대표 파생상품의 거래 규모 순위도 하락했다. 2000년부터 줄곧 거래량 1위였던 코스피200옵션은 지난해 인도 니프티옵션에 밀려 처음 2위로 떨어졌다.
세계 전체 파생상품 거래는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파생상품 거래량은 전년보다 2.1% 증가한 216억4000만계약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를 제외하면 208억2000만계약으로 7.6% 늘어났다.
이처럼 국내 파생상품시장만 역행하는 원인으로 ‘거래 승수 인상’이 지목되고 있다. 조치현 한국거래소 주식파생운영팀장은 “금융위원회가 코스피200옵션의 거래 승수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린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거래 승수란 지수옵션 1포인트를 거래하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거래 단위가 다섯 배 올라가면 옵션 계약할 때 드는 비용도 다섯 배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경쟁국들은 거래 승수를 낮춰 거래량을 늘리고 있는데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며 “현물 주식시장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되는 파생상품시장이 위축되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파생상품시장 위축이 현물 주식시장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 승수를 올린 이후 한국거래소가 아닌 해외 거래소 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파생상품시장이 계속 위축되면 외국인이 일본 중국 등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한국거래소가 7일 발표한 ‘2013년 세계 파생상품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은 전년보다 55.3% 감소한 8억2100만계약에 그쳤다. 2011년 39억2800만계약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2년 연속 50% 이상 급감해 4분의 1 규모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거래대금도 전년보다 12.3% 감소했다.
코스피200옵션 등 국내 대표 파생상품의 거래 규모 순위도 하락했다. 2000년부터 줄곧 거래량 1위였던 코스피200옵션은 지난해 인도 니프티옵션에 밀려 처음 2위로 떨어졌다.
세계 전체 파생상품 거래는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파생상품 거래량은 전년보다 2.1% 증가한 216억4000만계약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를 제외하면 208억2000만계약으로 7.6% 늘어났다.
이처럼 국내 파생상품시장만 역행하는 원인으로 ‘거래 승수 인상’이 지목되고 있다. 조치현 한국거래소 주식파생운영팀장은 “금융위원회가 코스피200옵션의 거래 승수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린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거래 승수란 지수옵션 1포인트를 거래하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거래 단위가 다섯 배 올라가면 옵션 계약할 때 드는 비용도 다섯 배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경쟁국들은 거래 승수를 낮춰 거래량을 늘리고 있는데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며 “현물 주식시장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되는 파생상품시장이 위축되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파생상품시장 위축이 현물 주식시장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 승수를 올린 이후 한국거래소가 아닌 해외 거래소 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파생상품시장이 계속 위축되면 외국인이 일본 중국 등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