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환자 10명 가운데 1명은 병원 진료 도중 성희롱 등 성적 불쾌감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진료 과정의 성희롱 예방 기준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를 통해 최근 5년 동안 의료기관을 이용한 여성 1000명 중 118명이 진료 중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7일 발표했다. 공감의 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이뤄졌다. 성희롱을 겪었다고 답한 이들에게 구체적 경험을 물은 결과(이하 중복응답) 모두 255건의 성희롱 사례가 모아졌다.

성희롱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공간에서 검사를 위해 옷을 벗거나 갈아입은 것(46건)이 꼽혔다. 또 △의료인(또는 의료기사)이 외모나 신체 등에 대해 성적인 표현을 했다(30건) △진료와 관계없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상태에서 성생활이나 성경험을 물었다(25건) △진료와 관계없이 성적으로 신체를 만지거나 접촉했다(23건)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성적 불쾌감을 가장 많이 느낀 진료과목으로는 내과(50.8%)가 꼽혔다. 환자들이 자주 찾는 진료과목인 데다 손으로 만지며 신체 상태를 파악하는 촉진이 빈번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산부인과(45.8%), 정형외과(24.6%), 한의원(21.2%) 등의 순이었다.

성적 불쾌감을 준 의료인·의료기사의 성별을 묻는 질문에는 남성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80.5%였으나 여성이란 응답도 37.3%를 차지해 성별 구분 없이 의료계 전반에 대한 성희롱 예방 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