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리스 기업 로고 앞에 선 에밀리오 브라기 부사장.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노벨리스 기업 로고 앞에 선 에밀리오 브라기 부사장.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노벨리스 아시아 본부가 서울에 있어요. 노벨리스코리아 엔지니어가 된다는 것은 더 많은 글로벌 인재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열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에밀리오 브라기 노벨리스 아시아 생산총괄 부사장(46)은 “젊은 엔지니어는 우리 회사의 자산이기에 모든 신입 엔지니어 채용 때 면접관으로 직접 참여하고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인도 ‘아디트야 비를라’그룹의 산하인 알루미늄 압연·재활용 분야 글로벌 1위 기업 노벨리스는 지난해 10월 4000억원을 투자해 영주·울산 공장 생산설비 증설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연간 100만t의 알루미늄 압연 생산능력을 확보한 노벨리스코리아는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엔지니어 채용작업에 들어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25명 안팎의 우수 엔지니어를 채용할 계획이다.

최근 서울역 인근 노벨리스코리아 서울사무소에서 브라기 부사장을 만나 노벨리스의 채용정책을 들어봤다.

○‘글로벌’ 경험한 엔지니어 선호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잡인터뷰에 참여한 5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한 브라기 부사장은 먼저 유사시 대피할 수 있는 출입구 위치를 소개했다. “직원들의 안전을 챙기는 것이 결국 생산력 향상과 직결되는 것을 알았어요. 저희는 생산현장에서 직원들의 안전을 가장 중시합니다.” 그는 회의실 뒷면에 걸린 노벨리스의 비전과 사명을 적은 현판 가운데 ‘안전(Safe)’이란 단어를 손으로 가리켰다.

[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한국에 亞본부 둔 노벨리스…울산·영주 공장은 글로벌 핵심기지"
40대 중반의 브라기 부사장에게 ‘20년 전 청년시절 취업을 앞두고 직업선택의 기준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가 있는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여기에 저의 공학능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기술력이 있는 리딩회사에서 일하고 싶었고요.” 브라기 부사장은 이탈리아 밀라노 폴리테크니코 국립대학에서 산업기술공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한국의 20대를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외국에서 1년 정도 시간을 보내면서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체험해 볼 것”을 제안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과 환경이 시야를 크게 넓혀주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경험을 가진 인재들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27세에 직장생활을 시작한 브라기 부사장은 입사 5년 만인 2001년 32세에 임원이 됐다. 그는 동기들보다 먼저 임원을 달 수 있었던 비결이 ‘열정’이라고 했다. “건축자재 판매팀을 맡았어요. 유럽에선 건축재가 굉장히 큰 시장입니다. 성과에 대한 보상도 한국보다 더 크죠. 열정적으로 일을 했어요.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잘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열정을 갖고 일했더니 스카우트 제의와 승진은 자연적으로 따라오더라고요.”

○헌신적 한국인, 제 목소리 내야

외국인 면접관이 봤을 때 한국 대학생 지원자들의 특징이 뭔지 궁금했다.

“한국 학생들은 면접을 위해 준비를 많이 해 와요. 한 학생은 필 마튼스 노벨리스 사장의 동영상을 봤는지 그대로 목소리와 행동을 따라하더라고요. 놀랐습니다. 문화적인 영향인지 몰라도 수줍음이 많고, 적절한 타이밍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드물더군요.”

한국인 엔지니어에 대한 칭찬은 아끼지 않았다. “한국인 직원들은 무척 헌신적이에요. 배우려는 자세와 상사를 존중하는 모습은 다른 나라에선 찾기 힘든 모습이죠. 다만 노벨리스는 다이내믹한 기업이어서 우리에게 변화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패기가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는 채용 때는 지원자의 ‘성격과 인간성’을 많이 본다고 밝혔다. “팀워크가 좋은 직원이 성과도 좋더라고요.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죠. 혼자보다 함께 일할 줄 아는 사람인지를 눈여겨봅니다.” 엔지니어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데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줄 아는 성장 가능성 있는 엔지니어를 찾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걸 알 수 있느냐는 물음엔 “과학적 증거는 없지만 인터뷰를 하다 보면 지원자의 자신감을 포착하게 된다”며 “그걸 보고 신뢰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