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회장 정몽원·사진)이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만도, 투자·사업부문 분할…한라그룹, 지주사 체제로 전환
단기적으로 핵심 계열사인 만도를 중심으로 제조업 부문과 투자 부문으로 나눈 뒤 장기적으로 한라홀딩스라는 지주회사 지붕 아래 계열사를 재편하는 형태다. 그룹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경영난을 겪고 있는 (주)한라(옛 한라건설)의 정상화를 앞당기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만도는 7일 이사회를 열어 투자사업 부문과 제조업 부문으로 나누는 인적분할 방안을 의결했다. 만도의 제조업 부문은 국내외 공장을 중심으로 자동차부품 생산 및 연구개발 투자에 주력하고 투자사업 부문은 한라홀딩스라는 이름으로 자회사 투자사업을 총괄한다.

제조와 투자사업 부문의 분할 비율은 각각 0.5217, 0.4782다. 기존 회사의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인적분할 원칙에 따라 기존 만도 주주들은 기업 분할 후 주식 1주당 만도 주식 0.52주와 한라홀딩스 주식 0.48주를 보유하게 된다. 만도는 오는 7월 말 임시주총에 이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한라홀딩스 주식을 10월 초 증권거래소에 변경 상장하고 만도 주식은 상장심사를 거쳐 같은 시기에 재상장할 방침이다.

만도, 투자·사업부문 분할…한라그룹, 지주사 체제로 전환
한라그룹은 중장기적으로 한라홀딩스를 그룹 지주회사로 바꿔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로 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하게 만들 방침이다. 현재 한라그룹은 ‘만도→마이스터→(주)한라→만도’의 순환구조를 갖고 있다. 기업 분할 후 (주)한라가 갖고 있는 만도 지분 17.29%를 한라홀딩스로 넘기면 만도는 순환출자에서 빠지게 된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한라홀딩스 지분과 계열사 지분을 교환해 장기적으로 한라홀딩스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다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라그룹은 내년 5월께 완전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만도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주)한라 지원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4월 만도는 자회사 마이스터를 통해 (주)한라의 3786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만도나 한라홀딩스를 통해 (주)한라를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강현우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