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롱쇼트' 강화에 라이벌株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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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신한지주 매수…하이닉스·기업은행 매도
경쟁업체 '짝' 이뤄 사고 파는 패턴 뚜렷
자금유입 지속 땐 업종 내 순환매 가능성
경쟁업체 '짝' 이뤄 사고 파는 패턴 뚜렷
자금유입 지속 땐 업종 내 순환매 가능성
외국인 투자자들이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경쟁업체들을 동시에 사고파는 ‘롱쇼트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특정 종목에 대한 수급 쏠림으로 경쟁업체 간 주가 격차가 벌어지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펀드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경우 이 같은 매매패턴이 업종 내 순환매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는 종목 vs 파는 종목 ‘뚜렷’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수가 재개된 지난달 27일 이후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9466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4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은 매도 우위를 나타냈던 지난달 12일부터 21일까지는 SK하이닉스를 사고 삼성전자를 팔았다.
최근 외국인이 많이 사는 은행주 중에서는 신한지주(1138억원)가 ‘러브콜’을 받은 반면 기업은행(-262억원)은 외면받아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LG화학(매수)-롯데케미칼(매도), 롯데쇼핑(매수)-현대백화점(매도), LG유플러스(매수)-SK텔레콤(매도) 등이 외국인이 ‘짝’을 이뤄 매매하고 있는 대표 종목들이다.
각 종목의 장·단기 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점이 외국인의 선택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주가는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조정을 받는 반면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이 바닥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외국인의 매매 전략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광대역 서비스 가격 경쟁에 따른 단기 모멘텀이 외국인 매수를 불러모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전반으로는 가격 경쟁에 따른 악영향이 우려되지만 1위 업체인 SK텔레콤과 정면 대결에 나섰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반면 롯데쇼핑은 자산 가격 대비 경쟁사보다 낮아진 밸류에이션(PBR·주가순자산비율)이 외국인 매수의 배경으로 꼽혔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관은 단기적으로 이익 전망이 좋은 현대백화점을 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경우 PBR이 0.65~0.7배로 낮은 롯데쇼핑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자금 유입 지속 땐 순환매 전환
작년 이후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진 데다 국내 기관들도 ‘롱쇼트 전략’에 가세하면서 경쟁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롱쇼트 전략은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시장에서 절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이용되는 방법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신흥국 펀드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운용 전략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국내외 자금의 쏠림현상이 심해지면서 업종 대표 종목 간 주가 격차가 커진 점도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오 팀장은 그러나 “최근 다시 시작된 신흥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추세적으로 이어진다면 외국인들도 가격이 싼 대표주 중심으로 업종 내 순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사는 종목 vs 파는 종목 ‘뚜렷’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수가 재개된 지난달 27일 이후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9466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4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은 매도 우위를 나타냈던 지난달 12일부터 21일까지는 SK하이닉스를 사고 삼성전자를 팔았다.
최근 외국인이 많이 사는 은행주 중에서는 신한지주(1138억원)가 ‘러브콜’을 받은 반면 기업은행(-262억원)은 외면받아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LG화학(매수)-롯데케미칼(매도), 롯데쇼핑(매수)-현대백화점(매도), LG유플러스(매수)-SK텔레콤(매도) 등이 외국인이 ‘짝’을 이뤄 매매하고 있는 대표 종목들이다.
각 종목의 장·단기 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점이 외국인의 선택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주가는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조정을 받는 반면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이 바닥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외국인의 매매 전략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광대역 서비스 가격 경쟁에 따른 단기 모멘텀이 외국인 매수를 불러모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전반으로는 가격 경쟁에 따른 악영향이 우려되지만 1위 업체인 SK텔레콤과 정면 대결에 나섰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반면 롯데쇼핑은 자산 가격 대비 경쟁사보다 낮아진 밸류에이션(PBR·주가순자산비율)이 외국인 매수의 배경으로 꼽혔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관은 단기적으로 이익 전망이 좋은 현대백화점을 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경우 PBR이 0.65~0.7배로 낮은 롯데쇼핑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자금 유입 지속 땐 순환매 전환
작년 이후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진 데다 국내 기관들도 ‘롱쇼트 전략’에 가세하면서 경쟁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롱쇼트 전략은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시장에서 절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이용되는 방법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신흥국 펀드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운용 전략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국내외 자금의 쏠림현상이 심해지면서 업종 대표 종목 간 주가 격차가 커진 점도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오 팀장은 그러나 “최근 다시 시작된 신흥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추세적으로 이어진다면 외국인들도 가격이 싼 대표주 중심으로 업종 내 순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