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바흐 '마태 수난곡'
사순절의 마지막 주간을 맞아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들었다. 바흐가 마지막 27년을 봉직했던 라이프치히 성토마스 교회의 건립 800주년(2012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자 바흐 이후 16번째 직계 후임자인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빌러의 지휘로 들었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그보다도 더 감격스러웠던 것은 유럽에서 제작된 수입 영상물인데도 정확한 한글자막이 제공된다는 점이었다. 이건 한국 시장이 충분히 커져서 음반사 측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국내 음반수입사가 자막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수행하고 음반사 쪽에 특별히 부탁했기에 얻게 된 부가서비스다. 최근 부쩍 늘어난 수입 DVD의 한글자막은 모두 이런 노고 끝에 탄생한 것이다. 예수가 수난 끝에 순교했지만 부활을 통해 영광을 얻었듯이 공들인 자막 작업이 결국엔 클래식 붐이라는 결실을 맺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