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4조 네이버, 적대적 M&A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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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창립 멤버
김범수·남궁훈 등 줄줄이 이탈
주요주주 및 임원 지분 9%→5%
최근 주가 하락도 불안
"국민연금 8% 보유…방어 가능"
김범수·남궁훈 등 줄줄이 이탈
주요주주 및 임원 지분 9%→5%
최근 주가 하락도 불안
"국민연금 8% 보유…방어 가능"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회사 지분 3.74%를 보유한 이준호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주요 주주 및 임원 지분율이 5%대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단순 계산으로 2조~3조원만 투입하면 수익성(작년 순이익 1조8952억원)과 성장성(자회사 라인 해외 상장 추진)을 갖춘 네이버의 최대주주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펀드 등의 적대적 M&A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쪼그라드는 이해진 측 지분율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회장이 네이버 COO에서 물러나면서 네이버의 주요 주주 및 임원 지분율은 9.1%에서 5.36%로 축소됐다.
주요 주주 및 임원 지분율로만 따지면 국민연금(8.04%), 피델리티펀드(7.7%)에 이은 ‘넘버3’로 추락하게 됐다. 이 회장이 새로 둥지를 튼 곳이 네이버 계열사인 만큼 이 의장과 특수관계인으로 구성된 최대주주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다.
문제는 과거 이 의장과 네이버를 공동창업한 주역들이 퇴직과 함께 보유지분을 대거 내다 팔았다는 데 있다. 실제 2010년 네이버 퇴사 전 회사 지분을 0.85% 들고 있었던 오승환 NHN문화재단 이사장은 틈나는 대로 주식을 매각해 현재 지분율이 0.43%로 줄어들었다. 같은 해 네이버를 떠난 권혁일 재단법인 해피빈 대표 지분율도 퇴임 당시 0.25%에서 현재 0.04%로 쪼그라들었고, 이듬해 퇴임한 최휘영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대표 역시 3년 만에 지분율이 0.12%에서 0.08%로 축소됐다.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지분율 0.13%)은 지난달에도 보유지분 중 0.08%를 매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 12.2%에 달했던 최대주주 지분율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남궁훈 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회사를 떠난 창립멤버들이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6년 만에 반토막이 됐다”며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이 회장도 보유지분 매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적대적 M&A 우려
증권업계 일각에선 적대적 M&A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회사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감안할 때 이 의장 측의 지분율이 너무 낮다는 이유에서다. 8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4조4583억원. 단순 계산으로 2조~3조원만 투입하면 매년 1조~2조원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기업’을 거머쥘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네이버는 13조~3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도 거느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기적 성격의 해외펀드 중 상당수는 네이버처럼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동시에 오너 지분율이 취약한 회사를 타깃으로 삼는다”며 “2006년 미국계 투자자인 칼 아이칸이 갑자기 ‘KT&G 지분 6.59%를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하며 경영권을 뒤흔든 사태가 재연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대적 M&A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 이상 지분을 사들이며 적대적 M&A를 선언하는 순간 주가가 수직 상승해 추가매입 비용이 급격하게 느는 데다 경영권 분쟁이 붙을 경우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네이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취약한 경영권을 감안하면 네이버가 국내외 기업 및 투자자 등을 우호주주로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네이버와 등진 게 아닌 만큼 앞으로도 계속 이 의장의 우호지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외국계 펀드가 적대적 M&A를 시도해도 국민연금 등과 연합해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증권가 일각에선 단순 계산으로 2조~3조원만 투입하면 수익성(작년 순이익 1조8952억원)과 성장성(자회사 라인 해외 상장 추진)을 갖춘 네이버의 최대주주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펀드 등의 적대적 M&A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쪼그라드는 이해진 측 지분율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회장이 네이버 COO에서 물러나면서 네이버의 주요 주주 및 임원 지분율은 9.1%에서 5.36%로 축소됐다.
주요 주주 및 임원 지분율로만 따지면 국민연금(8.04%), 피델리티펀드(7.7%)에 이은 ‘넘버3’로 추락하게 됐다. 이 회장이 새로 둥지를 튼 곳이 네이버 계열사인 만큼 이 의장과 특수관계인으로 구성된 최대주주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다.
문제는 과거 이 의장과 네이버를 공동창업한 주역들이 퇴직과 함께 보유지분을 대거 내다 팔았다는 데 있다. 실제 2010년 네이버 퇴사 전 회사 지분을 0.85% 들고 있었던 오승환 NHN문화재단 이사장은 틈나는 대로 주식을 매각해 현재 지분율이 0.43%로 줄어들었다. 같은 해 네이버를 떠난 권혁일 재단법인 해피빈 대표 지분율도 퇴임 당시 0.25%에서 현재 0.04%로 쪼그라들었고, 이듬해 퇴임한 최휘영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대표 역시 3년 만에 지분율이 0.12%에서 0.08%로 축소됐다.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지분율 0.13%)은 지난달에도 보유지분 중 0.08%를 매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 12.2%에 달했던 최대주주 지분율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남궁훈 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회사를 떠난 창립멤버들이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6년 만에 반토막이 됐다”며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이 회장도 보유지분 매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적대적 M&A 우려
증권업계 일각에선 적대적 M&A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회사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감안할 때 이 의장 측의 지분율이 너무 낮다는 이유에서다. 8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4조4583억원. 단순 계산으로 2조~3조원만 투입하면 매년 1조~2조원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기업’을 거머쥘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네이버는 13조~3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도 거느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기적 성격의 해외펀드 중 상당수는 네이버처럼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동시에 오너 지분율이 취약한 회사를 타깃으로 삼는다”며 “2006년 미국계 투자자인 칼 아이칸이 갑자기 ‘KT&G 지분 6.59%를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하며 경영권을 뒤흔든 사태가 재연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대적 M&A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 이상 지분을 사들이며 적대적 M&A를 선언하는 순간 주가가 수직 상승해 추가매입 비용이 급격하게 느는 데다 경영권 분쟁이 붙을 경우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네이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취약한 경영권을 감안하면 네이버가 국내외 기업 및 투자자 등을 우호주주로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네이버와 등진 게 아닌 만큼 앞으로도 계속 이 의장의 우호지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외국계 펀드가 적대적 M&A를 시도해도 국민연금 등과 연합해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