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단원까지 100여명…민속악 정수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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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10일부터 첫 공식무대 '합(合)' 선보여
10일부터 첫 공식무대 '합(合)' 선보여
“후배들에게 늘 강조해요. ‘시간 허투루 보내지 마라’. 소리꾼으로 50년 넘게 살아 보니 시간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더라고요.”
안숙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65·사진)을 만나기 위해 8일 국악원을 찾았을 때 그는 이방 저방을 옮겨 다니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이달로 감독 취임 6개월을 맞은 그는 “사람들 만나고 단원들 관리해야 하고, 하루에 결재 사인만 열 번 이상 할 만큼 정신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활력이 넘쳐 보였다.
그는 10일부터 이틀간 국악원 예악당에서 예술감독으로서 첫 공식 무대인 ‘합(合)’을 선보인다. 민속악단 창단 35주년 기념 공연이기도 한 이번 공연에서 산조합주 가야금병창 남도민요 판굿 등을 대규모로 보여줄 예정이다.
“남원·진도·부산 국악원 단원들까지 모두 모여 민속악 잔치를 벌일 예정입니다. 100여명의 단원이 때론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서로의 마음을 읽으며 공감하는 무대를 만들어 보려고요. 민속악단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제시할 생각입니다.”
민속음악의 장르는 매우 방대하다. 민요·판소리·잡가와 같은 성악계, 산조·시나위 같은 기악계, 가면극ㆍ굿ㆍ풍물과 같은 전통연희 등이 포함된다. “민속악은 민중들의 언로(言路)였습니다. 선조들은 모든 희노애락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했죠. 사회비판도 판소리를 통해 에둘러서 했고요. 그런 의미에서 민속악은 한국인의 철학과 가치관이 녹아있는 보배 같은 예술이죠.”
그는 예술감독으로 오면서 국악원에 조건을 하나 제시했다. 연습실을 만들어달라는 것. “연습을 게을리해 목소리가 녹슬면 제 소리 인생도 끝이잖아요. 나이가 드니 하루만 연습을 하지 않아도 소리가 마음대로 안 나옵니다. 운전할 때 노래하고, 틈만 생기면 후미진 곳에 들어가 목을 풀어요.”
그는 실력과 인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예술가로 꼽힌다. 광주의 한 열성팬은 직접 기른 채소 등 먹거리를 그의 집 앞에 몰래 놓고 간다고 한다. 최근엔 그를 위해 세모시 옷을 지어 보내기도 했다. 인기 비결이 뭘까.
“어떻게 하면 그 음악을 표출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기획자도, 감독도 돼 보는 거죠. 신은 죽도록 연습한 사람을 좋아한다잖아요.”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안숙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65·사진)을 만나기 위해 8일 국악원을 찾았을 때 그는 이방 저방을 옮겨 다니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이달로 감독 취임 6개월을 맞은 그는 “사람들 만나고 단원들 관리해야 하고, 하루에 결재 사인만 열 번 이상 할 만큼 정신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활력이 넘쳐 보였다.
그는 10일부터 이틀간 국악원 예악당에서 예술감독으로서 첫 공식 무대인 ‘합(合)’을 선보인다. 민속악단 창단 35주년 기념 공연이기도 한 이번 공연에서 산조합주 가야금병창 남도민요 판굿 등을 대규모로 보여줄 예정이다.
“남원·진도·부산 국악원 단원들까지 모두 모여 민속악 잔치를 벌일 예정입니다. 100여명의 단원이 때론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서로의 마음을 읽으며 공감하는 무대를 만들어 보려고요. 민속악단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제시할 생각입니다.”
민속음악의 장르는 매우 방대하다. 민요·판소리·잡가와 같은 성악계, 산조·시나위 같은 기악계, 가면극ㆍ굿ㆍ풍물과 같은 전통연희 등이 포함된다. “민속악은 민중들의 언로(言路)였습니다. 선조들은 모든 희노애락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했죠. 사회비판도 판소리를 통해 에둘러서 했고요. 그런 의미에서 민속악은 한국인의 철학과 가치관이 녹아있는 보배 같은 예술이죠.”
그는 예술감독으로 오면서 국악원에 조건을 하나 제시했다. 연습실을 만들어달라는 것. “연습을 게을리해 목소리가 녹슬면 제 소리 인생도 끝이잖아요. 나이가 드니 하루만 연습을 하지 않아도 소리가 마음대로 안 나옵니다. 운전할 때 노래하고, 틈만 생기면 후미진 곳에 들어가 목을 풀어요.”
그는 실력과 인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예술가로 꼽힌다. 광주의 한 열성팬은 직접 기른 채소 등 먹거리를 그의 집 앞에 몰래 놓고 간다고 한다. 최근엔 그를 위해 세모시 옷을 지어 보내기도 했다. 인기 비결이 뭘까.
“어떻게 하면 그 음악을 표출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기획자도, 감독도 돼 보는 거죠. 신은 죽도록 연습한 사람을 좋아한다잖아요.”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