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바젤월드…더 럭셔리하게…클래식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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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올테면 따라와 봐, 우리 기술력”
브랜드마다 웅장한 부스를 차려놓고 자신들의 위상을 뽐내는 ‘자존심 싸움’이 볼 만했다. 하지만 업체들의 진짜 경쟁은 기술력 부문에서 치열하게 펼쳐졌다.

기술이나 디자인의 화려함을 넘어 ‘착한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이색 상품도 눈길을 모았다. 쇼파드의 남성 시계 ‘L.U.C 투르비용 QF 페어마인드’는 케이스와 베젤(테두리) 등 주요 부품에 ‘공정채굴’ 인증을 받은 금만을 사용했다. 쇼파드는 이 제품 외에도 다양한 시계와 보석류에 공정채굴 인증을 받은 귀금속을 사용하고 있다. 윤리와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럭셔리 브랜드’를 지향한다는 전략에서다.
“시계 디자인, 클래식이 돌아왔다”
올해 바젤월드에서 눈에 띈 트렌드는 ‘클래식의 귀환’이다. 최근 해외 시계 박람회에서는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용을 그려넣거나, 금이나 다이아몬드를 왕창 넣은 화려한 시계들이 적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바젤에선 차분하고 우아한 디자인의 신상품이 강세를 띠는 분위기다.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시계나 기존 인기 모델을 재해석한 상품이 대거 등장했다.

이런 움직임은 장기화하는 경기 불황에 대비해 판매를 효율적으로 높이려는 업체들의 포석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스테판 린더 태그호이어 최고경영자(CEO)는 “너무 튀고 극단적인 디자인 대신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 디자인으로 판매를 늘리려는 회사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계는 스위스? 우리도 있다!”

한국의 로만손, 우림FMG의 아르키메데스, 스타브릿지의 삼족오 등 토종 브랜드들도 바젤월드에 부스를 차리고 ‘메이드 인 코리아’ 시계의 위상을 뽐냈다. 1980년대 시계 제조 강국이었던 한국의 위상을 재건하기 위한 국내 시계인들의 구슬땀을 엿볼 수 있었다. 스와치그룹 계열 ‘해밀턴’과 ‘미도’는 세계 각국의 시간을 표시하는 GMT 시계에서 도쿄를 지우고 서울을 표기한 한정판을 처음 내놨다.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한국 시장에 대한 뜨거운 구애 작전이다.
바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