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포털인 구글은 대외적으로 '개방성'을 내세운다. 하지만 뒤로는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에도 국내 이동통신사에 유료 앱 판매 수수료율을 일방적으로 재조정 하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일었다. 중소 앱 개발사들의 부담으로 작용해온 구글 입점 수수료는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 구글, 4개월 째 국내 이통사와 수익배분 대치

[구글의 발톱 ③] 이통사 '뒤통수' 때리고 개발사 '나몰라라'
구글은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마켓인 '플레이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유료 앱의 수수료율을 재조정하겠다고 최근 국내 이통사에 통보했다.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으로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이통사들은 4개월 째 구글과 수익 배분 협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플레이 스토어' 내에서 유료 결제가 이뤄지면 개발사가 70%, 구글이 30%를 가져간다. 구글은 나머지 30% 중 90%를 이통사에 주고 10%를 챙기고 있다.

현재 구글은 이통사와 수수료를 각각 15%씩, 5 대 5로 나누는 방식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이외에도 전 세계 통신사들과 수익 배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통사들은 2010년 이후 애플 iOS가 주도하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개방을 기치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을 적극 지원했다" 며 "구글에 배신감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OS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81.0%에 달한다. 한국내 점유율은 91.7%에 달한다. 구글의 이런 행보는 이통사 힘을 빌어 안드로이드 OS 확산에 힘써야 하는 단계를 넘어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개발사 수수료 30% 유지…앱 환불은 15분 이내에만

구글은 최근 개발사와의 수수료 배분 이슈도 잠재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말 '구글플레이와 게임' 간담회에서 "수수료 30% 정책을 바꿀 생각은 없다"면서도 카카오나 밴드에 게임 입점 수수료를 내지 말고, 구글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네이버 앱스토어나 티스토어와 비교해야 한다. 소셜 기능을 제공하는 카카오 게임하기나 밴드와 다른 시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개발사들은 퍼블리싱 업체와 수익을 나누고, 실질적인 수익은 매우 낮기 때문에 앱 마켓 수수료 인하가 절실하다" 며 "구글은 2차 채널링 플랫폼인 카카오와 밴드 게임을 겨냥하면서 문제 초점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유료 앱 결제는 '원터치'로 가능하게 하고, 환불 규정은 까다롭게 만든 점도 논란이다.

현재 '플레이 스토어' 이용자는 첫 유료 결제 시 한 번만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하지만 실수로 유료 앱을 결제하더라도 15분 이내에만 환불 요청이 가능하다. 네이버 앱스토어의 경우 앱 결제 후 7일까지 환불을 받을 수 있다.

구글은 앱 내 결제에서 사실상 책임을 지지 않고, 환불은 전적으로 개발사의 의지에 맡기고 있다. 때문에 해외 개발사 연락처가 불분명하거나 개발사가 이용자의 환불 요청을 무시할 경우 돌려받을 수 없다.

이전 신용카드 정보 등이 구글 월렛(지갑)에 고스란히 남아 실수로 결제하더라도 유료 앱 결제의 피해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이용자 몫이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