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들이 모처럼 기지개를 켰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출방식 개편으로 NCR이 높아지는 호재를 만난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뛰고 있다. 증권업계가 대형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NCR 족쇄 풀리자 증권株 꿈틀
대우증권은 9일 4.82% 오른 87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증권(2.46%), 현대증권(4.15%), 미래에셋증권(4.09%) 등도 일제히 주가가 뛰었다.

새 산식을 적용하면 대형사의 NCR은 올라가고 중소형사의 NCR은 내려간다. 동양증권은 자기자본 규모 1위 대우증권의 NCR이 511%에서 1544%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2위 우리투자증권 역시 이 비율이 523%에서 1353%로 높아진다. 반면 NCR이 1049%에 달했던 소형 증권사 유화증권은 이 비율이 256%로 뚝 떨어진다.

금융투자회사의 재무 건전성 지표인 NCR이 높으면 높을수록 위험자본으로 분류되는 각종 투자를 늘릴 수 있다. 그만큼 자본 활용도를 높일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

원재웅 동양증권 연구원은 “NCR을 높게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자유로워진 대형사들이 공격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신용공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영업이 어려워진 중소 증권사들이 증권업 라이선스를 반납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해외법인 설립, 증권사 간 M&A에 따른 출자지분이 영업용순자본 차감 항목에서 제외됐다는 점도 업계 구조조정을 촉진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