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금융투자회사들의 건전성 지표인 NCR(영업용순자본비율)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경영개선 권고 기준 NCR 비율을 150%에서 100%로 낮추고 계산 방법도 바꾸기로 한 것이다. NCR 산출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누던 방식에서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값을 업무단위별 필요유지 자기자본(라이선스 유지에 필요한 법정비용)의 70%로 나누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적절한 조치다. 본란도 NCR 규제완화는 주장해 왔다. 기존의 NCR 규제는 필요 이상으로 증권사 손발을 묶어 놓고 자본을 놀리도록 만들었다. 특히 NCR 150%는 은행 BIS 비율 8%보다도 훨씬 엄격한 잣대다. 금융투자업이 은행에 비해 위험투자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과도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조치는 금융투자업계의 영업환경을 개선하고 수익구조를 다양화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다. ROE가 1%라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것이 낫다. 신규 기업상장은 사실상 중단됐고 투자자들은 속속 시장을 떠나고 있다. 난관 타개를 위해서는 NCR 등의 규제완화도 필요하지만 업계의 자구노력 역시 못지않게 중요하다. 최근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하나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현재 증권산업 종사자 수는 4만여명으로 인구가 한국의 2.5배인 일본의 6만명에 비하면 여전히 과도하다. 특히 일본의 증권계 인력이 불과 지난 10여년 사이 12만명에서 6만명이 반감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수수료로 손쉽게 장사하던 시절은 끝났다. 구조조정과 합병을 통해 전문화, 대형화하는 외엔 길이 없다. 정부가 NCR 산출방법을 바꾼 것도 불필요한 면허 반납을 유도해 대형 증권사 위주로 업계 재편을 촉진하겠다는 의도에서일 것이다. 물론 추가로 풀어야 할 금융규제도 많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부터 보여줘야 한다. 증권업은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