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매니저와 유명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 간의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고 있다. 소더비가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대니얼 롭을 상대로 반격을 개시하면서다. 롭은 지난해 소더비의 지분 9.6%를 확보한 뒤 경영진 교체를 요구해왔다.

소더비는 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53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롭은 ‘그린메일’을 남발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린메일이란 경영권이 취약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인 뒤 돈을 받고 지분을 되파는 행위를 뜻한다. 소더비가 롭을 주주들의 장기 이익이 아닌 단기 차익에만 관심이 있는 기회주의자로 몰아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특히 소더비는 롭이 야후 지분을 취득한 뒤 11개월 만에 이사회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12억달러를 받고 주식을 판 경력을 강조했다. 이 같은 주식 거래가 전형적인 그린메일이라는 뜻이다.

롭은 지난해 소더비 지분을 취득한 뒤 “소더비는 복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오래된 명작”이라며 윌리엄 루프레흐트 CEO의 사임을 주장해왔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