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대은행 680억 달러 자본금 확충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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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국제기준보다 엄격하게…레버리지비율 3% 아닌 5% 적용
'건전성 강화' 찬반 논란
Fed "시스템 리스크 차단"…월가 "경제성장에 악영향"
"은행경쟁력 강화" 찬성도
'건전성 강화' 찬반 논란
Fed "시스템 리스크 차단"…월가 "경제성장에 악영향"
"은행경쟁력 강화" 찬성도
미국 금융규제 당국이 자국 은행에 해외보다 더 엄격한 자본건전성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미국의 8대 대형 은행은 680억달러의 자본금을 추가로 확충해야 한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규제 당국은 미국의 은행 지주회사에 대한 레버리지비율(자산 대비 자본금 비율)을 5%로 결정한 자본규제 최종안을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규정한 3%보다 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FDIC의 규제를 받는 은행 자회사는 6%의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미국 규제당국은 그동안 바젤위원회의 3% 레버리지비율이 위기를 방어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금융위기 등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이 왔을 때 은행이 위기를 더 잘 버텨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게 하려면 자본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규제당국 사이에 형성됐다.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은 “레버리지 비율 3%는 금융위기를 막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이번 규제는 복잡하고 큰 은행들이 일으킬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안됐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Fed 의장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은행의 실패 가능성을 막고, 한 은행이 실패했을 때 금융시스템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 레버리지 비율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은행 지주회사들은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이나 보너스 지급 등 경영진 보상에 제한을 받는다. 은행 자회사는 6%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시정 명령을 받게 된다.
월스트리트 관계자들은 이번 규제가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은행이 자본건전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출자산을 줄여야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제러미 스테인 Fed 이사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은행들이 해외 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찬성론자들은 미국 은행이 어떤 경제 환경 속에서도 대출할 수 있게 돼 오히려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토머스 커리 통화감독청 감사관은 “미래에 일어날 위기를 100% 방지할 순 없겠지만 금융시스템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미국 중앙은행(Fed)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규제 당국은 미국의 은행 지주회사에 대한 레버리지비율(자산 대비 자본금 비율)을 5%로 결정한 자본규제 최종안을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규정한 3%보다 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FDIC의 규제를 받는 은행 자회사는 6%의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미국 규제당국은 그동안 바젤위원회의 3% 레버리지비율이 위기를 방어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금융위기 등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이 왔을 때 은행이 위기를 더 잘 버텨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게 하려면 자본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규제당국 사이에 형성됐다.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은 “레버리지 비율 3%는 금융위기를 막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이번 규제는 복잡하고 큰 은행들이 일으킬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안됐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Fed 의장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은행의 실패 가능성을 막고, 한 은행이 실패했을 때 금융시스템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 레버리지 비율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은행 지주회사들은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이나 보너스 지급 등 경영진 보상에 제한을 받는다. 은행 자회사는 6%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시정 명령을 받게 된다.
월스트리트 관계자들은 이번 규제가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은행이 자본건전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출자산을 줄여야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제러미 스테인 Fed 이사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은행들이 해외 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찬성론자들은 미국 은행이 어떤 경제 환경 속에서도 대출할 수 있게 돼 오히려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토머스 커리 통화감독청 감사관은 “미래에 일어날 위기를 100% 방지할 순 없겠지만 금융시스템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