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직매형 의류(SPA)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이랜드가 경쟁사인 유니클로의 국내 법인 대표 출신을 스카우트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2004~2012년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FRL코리아 대표를 지낸 안성수 씨(55·사진)를 지난달 스파오 부문장으로 영입했다. 안 부문장은 롯데그룹 공채 출신으로 2004년 롯데쇼핑이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합작해 FRL코리아를 출범시킬 때부터 8년 동안 공동대표를 지냈다.

스파오는 이랜드가 2009년 내놓은 ‘토종 SPA 1호’ 패션 브랜드로,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간판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 1400억원을 올렸고 중국과 일본에도 진출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최근 “스파오는 이제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접어든 것 같다”고 좋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스파오가 유니클로를 경쟁 상대로 삼아온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스파오는 유니클로를 벤치마킹해 베이직 아이템(단순한 디자인의 상품)에 주력하면서 옷값은 유니클로보다 10~20% 낮게 책정하는 전략을 써왔다.

안 부문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랜 기간 몸담았던 글로벌 SPA 회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이 만든 SPA를 글로벌 시장에서 키우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