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찾다가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 수는 처음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 다만 경기 회복세 지속으로 고용 증가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취업자 64만여명 늘었지만 구직단념자도 30만명 넘어
9일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는 2516만3000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64만9000명 증가했다. 월 단위의 취업자 수 증감 정도로 보면 지난 1월 70만5000명, 2월 83만5000명에 비해 증가 폭이 다소 약화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고용 증가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오상우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1, 2월에 취업자가 급증한 것은 설 명절 특수와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 등 일시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3월 증가 폭도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3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월평균(38만6000명)보다 1.68배 높다.

분기별로 따지면 올 1분기 취업자 수는 평균 73만명 증가해 2002년 1분기(88만3000명)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연령별 취업자 수 증가 폭을 보면 30대만 지난해 동월보다 2만4000명 줄었을 뿐 나머지 연령층에서는 모두 늘었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6만9000명 늘어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목표인 ‘고용률 70%’의 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은 64.5%로 작년 동월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구직단념자는 33만4000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 구직단념자란 비경제활동인구 중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고 취업 의사나 일할 능력이 있지만 최근 4주 동안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사람을 뜻한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기 때문에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는 실제 구직단념자가 급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연말에 발표할 ‘노동력 저활용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올해부터 구직단념자 선정 기준을 넓히면서 관련 인구가 늘어난 것”이라며 “과거보다 더 정확하게 구직단념자 수가 집계된 것일 뿐 고용 시장 환경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