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출 의혹을 받던 우리은행 전 도쿄지점장 김모씨(56)가 지난 8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 사건의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에선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전·현 경영진까지 여파가 확산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김씨는 자살하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심적 부담을 느낀 김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비자금 조성 및 전달 사실이 검사 결과 드러나면서 파장을 우려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이 불거진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우리은행 도쿄지점에서도 부당대출 대가로 비자금이 조성되고 이 돈의 일부가 본사 경영진에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가 아직 그 단계까지 가지도 않았다”며 “다만 전 도쿄지점 직원에 대한 계좌 추적과 국내 송금 내역 등을 본 후 필요성이 제기되면 검사가 위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현 경영진은 부당대출과의 연관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