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용해, 국방위 부위원장에…교체說 김영남·박봉주는 유임
북한은 9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 회의를 열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재추대하고 박봉주 내각 총리를 유임시켰다.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는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선출됐다. 이용무,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은 유임됐다. 장성택 처형 이후 주목을 받았던 국방위 부위원장에 최 국장이 임명되면서 명실상부한 2인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의는 김정은 동지께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됐음을 엄숙히 선언했다”며 “김정은 동지의 제의에 의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위원들을 선거했다”며 국방위원회 명단을 공개했다. 고령의 나이로 16년 만에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던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87)은 유임됐다. 외무상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일가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수용 전 스위스 대사가 새로 기용됐다. 이수용은 스위스에 오래 주재하며 서방외교에 밝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고립을 탈피하고 외자 유치의 얼굴마담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내각 부처의 상들은 회의 이전과 변화 없이 그대로 기용됐다. 강석주, 강능수, 조병주, 김인식, 전승훈 등은 내각 부총리에서 해임됐다. 이에 따라 부총리는 총 9명에서 노두철, 이무영, 김용진, 이철만 4명으로 줄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예상과 달리 지도부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채 장성택 실각 이후 체제를 유지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안정을 도모하는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과 조춘용 등이 국방위원에 새로 선출됐다. 조춘용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로 군수경제를 책임지는 제2경제위원장으로 추정된다. 이전에는 백세봉이 이 자리를 맡았다.

또 최고인민회의 법제위원장은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예산위원장은 오수용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를 선출했고 최고검찰소장은 장병규를 유임토록 했다. 최고재판소장에는 박명철을 선임했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2013년 결산을 승인하고 2014년도 예산을 채택했으나 구체적인 액수와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