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0일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020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041.4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19일 사이에 3.6% 하락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통화가 미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환율 하락은 원화 강세보다는 달러화 약세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달러 약세를 유발하고 있는 외부 요인은 미국에서 찾았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외부 요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원화 강세 요인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반으로 한 외환 안정성과 외환 시장 개입에 주저하는 인상을 준 정부의 태도 등을 주요인으로 들었다.

전 연구원은 "전날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환율의 수준보다는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시장은 1050원을 하회하는 환율을 정부가 용인한다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곧 발간될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정부가 시장 개입을 단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와 통화정책에 대한 눈높이 조정은 곧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지만 경상수지 흑자와 정부의 태도는 당분간 지속될 요인이라는 점에서 원화는 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40원 정도면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경상수지 흑자와 시장의 기대를 반영해 102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