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브로커리지 1위 지배력 더욱 강화…불황에도 성장 DNA 굳건
키움증권의 경쟁력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의 압도적 시장지배력에서 나온다.

이 회사의 주요 수익원은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얻는 수탁수수료 수익과 투자자 예탁금 및 신용이자로부터 발생하는 이자수익이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13.8%로 5대 대형 증권사 평균(5.2%)을 크게 웃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1.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감소한 영향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구조적 변화를 감안할 때 키움증권의 시장지배력 강화는 지속될 전망이어서 구조적인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지배력 더욱 커질 듯

2011년 이후 증권주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거래대금의 급감이다. 증권사들은 대형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확대했지만 여전히 중개업무 중심 수익구조가 지속됐다. 유휴자본이 늘어나고, 수익의 45~50%를 차지하던 브로커리지 시장까지 위축됐다. 증권업계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당분간 3% 수준에서 정체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형 증권사들조차 시장 규모를 키우거나 수수료율을 높이기 어려운 형국이다. 어쩔 수 없이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 기여도가 낮아지고 온라인 거래 비중이 확대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 전략을 기존 인적 영업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변화시킬 전망이다. 향후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신규 투자를 통해 성장하기보다는 추가적인 시장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신규 고객 확보에 유리한 키움증권이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키움증권의 신규 고객계좌 시장점유율은 20%를 상회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온라인 거래 비중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됐음에도 불구, 대형사의 평균 시장점유율은 하락했다. 반면 키움증권의 시장점유율이 10%대로 커진 점이 이를 방증한다. 온라인시장 포화 우려에도 추가적으로 시장 지배력이 커질 수 있다.

○시중자금 주식시장 이동 가능

시중 자금은 투자처 찾기에 분주하다. 풍부한 자금 공급에도 불구하고 저금리로 예금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소비자물가(CPI) 상승으로 실질이자율이 제로(0) 수준에 근접할 전망이다. 예금의 메리트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장기저축성 예금은 전년 대비 2조4000억원 감소하며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단기저축성 예금은 5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커졌다. 저금리로 안전자산의 매력도가 낮아진 가운데 8%를 상회하는 수익률 스프레드(yield spread) 등 주식자산의 투자매력이 높아질 것이다. 시중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신용융자 잔고도 지난달 말 4조7400억원으로 2013년 6월 말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신용잔고 추이와 개인 비중의 높은 상관관계를 감안할 때 신용잔고 증대는 개인 비중을 늘리고 시가총액 회전율을 높인다. 최근 거래대금 감소가 회전율 하락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회전율 상승은 올해 거래대금이 늘어나게 할 요인이다.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5조2000억원 대비 약 4.7% 개선됐다. 2000년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하락한 회전율은 바닥권으로 판단된다.

키움증권, 브로커리지 1위 지배력 더욱 강화…불황에도 성장 DNA 굳건
○빠른 수익개선 전망


키움증권은 이 같은 국면에서 압도적인 브로커리지 부문 경쟁력과 낮은 고정비 부담을 통해 경쟁사보다 빠르게 수익이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키움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49.6%(연환산 기준) 늘어난 846억원으로 예상된다. 올해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로 증권업종 평균(0.6배) 대비 2배 이상 수준으로 높긴 하다. 키움증권은 그러나 10%를 웃도는 ROE를 보인다. 업계 평균 ROE가 3% 수준에서 정체될 전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키움증권의 높은 PBR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박선호 <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 sunho.park@merit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