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의 첫 결정은 기준금리 동결이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0%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11개월 연속 동결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한은의 예상경로에 따라 움직이고 있지만, 물가는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있어 기준금리를 높이거나 낮출 유인이 낮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환율 등의 상황도 금통위의 선택을 동결로 이끌었다.

김문일 외환선물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이 연저점을 돌파해 하락했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원·달러 환율 하락에 가속도가 붙어 수출기업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미국이 이미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도 쉽지 않다"며 "기준금리을 인하한다면 앞으로 내외 금리차가 커져 외국인 자금이 한국에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앞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 1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2%가 동결을 점쳤다.

이번 금통위는 금리결정보다 이주열 총재의 입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신임 총재의 통화정책 관련 입장을 확인하고,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암시적 발언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