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정기상여 통상임금 포함, 대·중기 양극화 심화"
[ 김민성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0일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대·중소기업 근로자 간 임금 양극화 현상이 심화한다고 예측했다.

전경련은 근거로 자동차 생산 대기업의 17년차 생산직 근로자 A씨와 중소협력기업의 17년차 생산직 근로자 B씨를 예로 들었다. (표 참조)

A씨와 B씨의 2013년도 임금격차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기 전에는 월 233만원이었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월 289만원으로 늘어난다. 이 금액을 연봉으로 보면 당초 2796만원 차이에서 3468만원으로 커진다. 1.69배이던 대기업 근로자의 연봉이 1.73배로 벌어진다.

전경련은 이어 현행 임금테이블을 유지하면서 매년 두 근로자의 기본급이 5% 상승할 경우, 월 임금격차는 2014년 300만원, 2015년 312만원, 2016년 325만원, 2017년 338만원으로 확대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2014년 3600만원, 2015년 3744만원, 2016년 3900만원, 2017년 4,056만원이 된다.

이같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대기업일 수록 정기상여금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대기업 근로자는 연간 임금이 8.8% 올랐으나 중소기업 근로자는 연간 8.1% 상승한다.

고용노동부 '2012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은 전체 평균에 비해 기본급의 비중이 낮고 상여금과 각종 수당의 비중이 높다.

중소기업은 반대다. 금년 2월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4.7%가 정기상여금이 없다고 응답했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대기업의 임금증가가 중소기업보다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이번 조사․분석에 대해 전경련 고용노사팀 이철행 팀장은 "임금 양극화 현상은 모든 산업의 대․중소기업 근로자에게 나타날 것"이라며 "개별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다"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