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 지음 / 평단 / 328쪽 / 1만4000원
심리학으로 보는 고려왕조실록은 사회적 배경과 왕들의 심리를 중심으로 쓴 고려시대 역사 읽기다. 왕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날 수 있다. 내면의 상처가 때로는 악행으로, 때로는 선정으로 드러나는 상황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유모 손에 길러진 궁예는 권력을 잡은 뒤 내면의 어두운 자아가 폭발해 폭군이 돼갔다. 반면 지방 세력가의 아들로 태어나 소년 시절부터 선단을 지휘하며 지도력을 키운 왕건(사진)은 포용력과 통솔력을 바탕으로 민심의 지지를 얻어 궁예를 물리치고 고려를 창건했다.
미천한 집안 출신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혜종은 열등감에 시달리다 2년여의 짧은 치세로 마감했지만 현종은 좋지 않은 환경을 반면교사로 삼아 현군이 됐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