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미국 기술주(株) 부진 등이 주범이다. 11일 코스피 역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 증시 폭락에 직격탄을 맞았다. 전날 올 들어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한 기쁨이 하루 만에 우려로 바뀌었다. 증권가는 다음 주 복병으로 '중국'을 꼽았다.
◆ 경기 둔화 우려 < 부양책 기대
오는 16일 발표되는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제 변수는 중국"이라며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망치인 7.5%에 이르기 어렵다면 예년처럼 경기 부양이 불가피하고 코스피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7.2% 아래로 떨어진다면 경기 둔화 걱정은 커지겠지만 그만큼 강한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대로 7.5%를 훌쩍 넘어선다면 경기 걱정은 덜어지는 대신 부양 기대감은 낮아진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만약 7.3~7.4%란 어정쩡한 수치가 나온다면 경기 둔화 우려도 지속되고, 강한 부양책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둔화라는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이젠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주목할 때라는 분석도 나왔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보다 빠른 4~5월에 부양적 정책들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소프트웨어, 서비스업 위주로 성장 확보 정책이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여행, 레저 등 서비스업종과 전자상거래, 신재생 에너지 등의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추천했다.
◆ "그래도 희망적…2320선 가능"
변수가 속출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희망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상승 패턴에 대한 기존의 시간을 유지한다"며 2분기 중 코스피가 21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분기 후반 또는 3분기에는 수출 물가 지표가 개선되며 물가 상승 신호가 포착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 시기에 박스권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예상대로 하반기 물가가 반등할 경우 가계 자금의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며 "올해 232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민감주 중에서 특히 조선업종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이 기대됨에 따라 어느 정도는 과거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이 시점에서 조선사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또 "상대적으로 낮은 해외 고정자산 비중을 바탕으로 차별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던 현대산업, 대우건설 등에 비해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의 주가 상승 여력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