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와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우리금융지주 계열 3사의 인수 계약이 진통 끝에 타결됐다.

농협금융, 우투증권 인수 마무리…연내 생보·2015년 초 증권 합병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은 11일 잇달아 이사회를 열고 이른바 ‘우투증권 패키지’ 3개사 매매계약 건을 승인했다. 농협금융은 다음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금융당국에 3사의 계열사 편입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견이 컸던 매매가격은 농협금융이 지난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때 제시했던 1조1000억원(우리자산운용제외)에서 2% 정도 낮춘 1조708억원으로 정해졌다. 양측은 우리금융저축은행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우투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가격을 내리는 선에서 합의했다. 회사별 매각가격은 우투증권 9467억원, 우리아비바생명 676억원(우리금융 353억원+아비바인터내셔날홀딩스 323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565억원 등이다.

협상 막판의 걸림돌이었던 우투증권의 프랑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투자 관련 소송건은 우투증권이 패할 경우 매매대금의 1%를 웃도는 손실이 발생하면 인수대금에서 사후 공제하기로 했다. 또 농협금융은 승소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우리투자증권’이라는 회사명은 최대 1년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제 관심은 농협금융의 ‘인수 후 통합(PMI)’ 전략으로 모아지고 있다. 우투증권과 농협증권이 합병하면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합병사의 총자산은 약 36조원으로 2위 대우증권(약 26조원)보다 10조원이나 많다.

하지만 연내 우투증권과 농협증권이 합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농협금융은 합병에 앞서 두 증권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합병을 대비해 비슷한 기능을 축소하는 것이 먼저”라며 “올 한 해 인력과 조직, 중복 점포 등에 대한 구조조정을 먼저 하고, 내년 상반기께 합병을 완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신 우리아비바생명은 연내에 농협생명과 합병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부터 합친 뒤 증권사를 합병할 계획이며, 저축은행은 합병 없이 따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이르면 다음달 증권사와 생명보험사의 합병 시기 등을 포함한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