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풍미한 '샤넬 뮤즈'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유니클로와 협업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57·사진)는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패션계의 교황으로 불리는 카를 라거펠트가 가장 아꼈던 모델이다. 단순한 모델이 아니라 브랜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샤넬의 ‘뮤즈’였다.

그는 다른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샤넬이 독점 계약을 맺었던 최초의 모델이기도 했다. 현재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와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협업(컬래버레이션)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 이유다.

프랑스 감성을 담아 그가 디자인한 ‘쁘띠 파리지엔’, ‘블루·블랑 파리지엔’ 등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컬렉션’은 지난달 21일 출시되자마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는 25일 2차 라인 출시를 앞둔 그를 최근 이메일로 만났다. 국내 일간지와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니클로와 협업한 이유는.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다다시 회장은 내가 유니클로 제품에 ‘파리지앵’ 느낌을 가미하길 원했다. 내가 오랫동안 유니클로 고객이었던 점도 협업 제안을 수락한 이유였다.”

▷컬렉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나는 내가 사고 싶은 옷을 디자인한다. 사무실에서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 휴가지에서도 입을 수 있고 구겨져도 멋스러운 옷은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다.”

유니클로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컬렉션’
유니클로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 컬렉션’
▷당신은 샤넬 모델로 오래 활약했다. SPA 브랜드와의 작업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처음에는 명품과 SPA가 조금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인 이세이 미야케의 어시스턴트를 거친 다키자와 나오키 유니클로 디자인디렉터와 함께 일하면서 유니클로 제품의 원단 질과 정밀한 착용감에 놀랐다.”

▷샤넬의 뮤즈였던 경험이 당신의 작품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나는 샤넬의 모델이자 홍보대사였다. 샤넬은 내게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옷이란 어떤 것인지, 완벽한 착용감의 옷은 어떻게 만드는지 가르쳐준 훌륭한 학교였다. 최고의 스승인 라거펠트도 만날 수 있었다. 샤넬에서 패션의 기본은 환상, 즐거움, 우아함이란 것을 배웠다.”

▷당신이 생각하는 ‘프렌치 시크’는.

“프랑스의 정신이다. 프랑스 여성들은 저렴한 아이템과 럭셔리한 아이템을 믹스매치한다. 프렌치 시크란 ‘스타일’ 그 자체다.”

▷당신이 생각하는 명품이란.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특별한 것, 당신이 오랜 시간 원해왔던 것, 당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명품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