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늘면서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살아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 증가한 497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월 수출액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지난해 4분기 줄이은 실적쇼크로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증권가 예상치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종목별 주가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업종에 속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1분기와 2분기 실적 전망에 따라 주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흑자 비행' 전망…롯데케미칼·LG화학은 2분기 더 기대
실적 ‘해갈’ 기대되는 대형주

대한항공·아시아나 '흑자 비행' 전망…롯데케미칼·LG화학은 2분기 더 기대
대형주 중에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들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 회사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각각 282억원과 176억원이다. 흑자 폭이 큰 것은 아니지만 만성 적자에서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지윤 KT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경우 화물 부문이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유 가격도 지난해보다 5%가량 내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종에서는 SK하이닉스의 선전이 예상된다. 최근 D램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가격 하락폭이 적어 1분기 실적이 탄탄했다는 분석이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기대보다 1분기 실적이 잘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홍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주당 5만원으로 8.7% 상향 조정했다.

LG전자에 대한 시각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지난해 4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2800억~3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TV를 중심으로 한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실적개선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이 치열한 북미 TV시장보다 유럽과 신흥시장에 주력한 결과 HE 사업부의 1분기 매출이 5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320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화학 업종은 1분기보다 2분기


서비스업종에서는 호텔신라가 눈에 띈다. 지난해보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30% 늘어난데다 해외 면세점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주가 강세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내국인 면세한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호텔신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종 대장주로는 삼성물산이 꼽힌다.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매년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실을 다졌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 김우신 대표는 “지난해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4300억원 수준이고 올해는 1분기 1200억원을 포함 6000억원대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삼성그룹 구조 재편으로 지분가치가 재평가되는 호재까지 겹쳐 있어 주가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화학업종은 1분기보다 2분기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중국 화학재 재고 물량이 소진되고 있는 만큼 2분기 중 상승 모멘텀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도 전기요금 인상 효과, 원전 가동률 상승 등의 재료가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가 2분기부터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주는 신기술 트렌드를 봐야

중소형주들은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진한 업황을 신규 수주, 신기술 개발 등으로 극복한 기업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부품업체 코리아써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82억원이었던 1분기 영업이익이 올해는 102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5 출시에 따른 후광 효과로 최근 추정치는 107억원까지 높아졌다. 특히 경쟁기업에 화재가 발생, 물량 주문이 몰리면서 1분기뿐 아니라 연간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품업체 중에서는 카지노용 곡면 모니터 성장 기대감이 부각되는 토비스, UHD(초고화질) TV용 파워 인덕터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아미코전자 등이 기대주로 꼽혔다.

음식료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 이헌상 대표는 하림과 빙그레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을 맞이해 성수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하림은 공급과잉 해소, 빙그레는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재료비 안정이라는 호재가 있다”며 “두 종목 다 1분기보다 2분기가 기대되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