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넘게 걸리던 AI 판별, 센서로 2~3분내에 끝낸다
국내 연구진이 신종플루와 조류인플루엔자(AI),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식중독 등 감염성 병원체와 화학물질을 실시간 검출할 수 있는 입자형 센서를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우경자 분자인식연구센터 책임연구원과 김상경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연구단 책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3일 발표했다.

감염성 질환이 퍼지거나 독성 물질이 누출되면 원인 물질을 빠르게 파악하는 게 피해를 줄이는 데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병원체 화학물질 등 표적물질을 검출하기 위해 반복적인 세정 과정을 거쳐야 하고 여러 시약과 데이터를 동원해야 했다. 이 때문에 검출 시간이 30분 이상 걸렸다.

연구팀은 나노 입자의 형광 특성과 자석 성질을 이용해 실시간 검출이 가능한 입자형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물방울 10분의 1 정도의 소량이나 묽은 시료로도 분석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센서를 시료에 넣고 흔든 후 마이크로 자석에 접촉하면 2~3분 안에 표적물질을 검출할 수 있다.

기존 자성 형광복합입자는 자성입자가 빛을 흡수하는 특성 때문에 자성과 형광 성질 모두 약해지는 문제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에 실리카 마이크로입자 가운데에 자성입자 뭉치를 넣고, 그 바깥 표면에 형광입자를 한 층 입히는 방식으로 센서를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자성물질이 흡수하는 빛의 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영국 왕립화학회의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스 케미스트리 B’에 실렸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