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전업체 밀레 트레튼브레인 부사장 "밀레 주방가전 변신…다양한 색상 채택"
“삼성전자의 선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밀레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는 회사는 없습니다.”

독일 가전업체 밀레의 제르노트 트레튼브레인 생산총괄 부사장(사진)은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삼성은 2011년 이후 유럽 생활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매년 약 15%씩 성장하고 있다. 유럽을 대표하는 가전업체인 밀레 입장에서는 경계할 만한 성장세다.

트레튼브레인 부사장은 “밀레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매년 3~5%의 성장을 놓친 적이 없다”며 “경쟁사가 냉장고 등 특정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오븐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등 주방가전의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프리미엄으로 인정받는 것은 밀레”라고 소개했다.

트레튼브레인 부사장은 제품 성능에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밀레 세탁기는 출시 전에 1만시간 테스트를 거친다”며 “어느 경쟁사도 밀레의 절반만큼도 테스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밀레는 원래 청소기를 제외하고는 흰색 제품만 생산했다. 디자인도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엔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든 제품에 터치스크린을 적용했고 올해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선 다양한 색깔을 입힌 제품을 선보였다. 빠르게 성장하는 고가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트레튼브레인 부사장은 “고소득 가정의 주방가구 트렌드가 흰색에서 다양한 색깔로 바뀌고 있어 이에 발맞춰 가전에도 색을 입혔다”고 말했다. 그는 “가전 시장의 판도가 과거 삼각형에서 점점 모래시계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중간 가격 제품군이 줄어드는 대신 프리미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라노=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