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광주공장 근로자들이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눕힘형 팰릿 위에 놓인 에어컨을 조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광주공장 근로자들이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눕힘형 팰릿 위에 놓인 에어컨을 조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올해는 예년에 비해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지난해보다 일찍 총력 가동체제에 돌입했습니다.”

14일 삼성전자 광주 제2캠퍼스. 삼성전자는 2년 전부터 공장을 캠퍼스로 부르고 있다. 품질검사팀 직원 이영범 씨(36)는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스탠드형 에어컨의 하자 여부를 살펴보느라 연신 이마에 맺힌 구슬땀을 훔쳐냈다. 에어컨은 삼성전자가 생산라인에 지난해 처음 도입한 ‘눕힘형 팰릿’ 위에서 조립돼 검사를 위해 세워진 채 출하장으로 속속 빠져나갔다.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기온이 높아 에어컨 주문량이 여름 성수기 수준인 하루 2000여대에 이르고 있다. 생산현장에서는 올여름 ‘에어컨 대박’이라며 즐거워하고 있다. 광주공장은 예년보다 한 달여 이른 이번 주말께부터 에어컨 라인을 1일2교대 풀가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삼성전자 광주공장 "일찍 온 더위에 한달 먼저 풀가동…에어컨 주문 맞추기 정신 없어요"
에어컨 라인 바로 옆 공기청정기 라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하루 주문량은 지난해 200대에서 올해 2000대로 무려 10배 늘었다. 회사 측은 늘어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이달 초 생산라인을 기존 6개에서 12개로 확충했다. 광주공장은 높아지는 고객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더욱 슬림화하고 제품의 밀폐처리를 통해 팬소음을 크게 줄였다. 특히 팬소음을 잡기 위해 올해부터 완전방음 처리된 소음검사룸을 설치해 불량품을 걸러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을 보다 슬림화하고 물로 필터청소가 가능하게 하는 등 기능과 편리성을 더한 것이 고객수요를 크게 불러온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공장은 자체 생산시스템인 제품을 눕혀놓고 정지상태에서 조립·검사하는 ‘눕힘형 팰릿’ 생산방식으로 생산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한 라인에서 완성품을 생산하는 기존 ‘흐름방식’에서 모듈을 생산해 조립하는 ‘셀라인방식’으로 교체해 모듈생산시스템(MPS)을 구축했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는 7개 셀라인에서 모듈을 생산해 완제품을 만든다. 공장 측은 “이를 통해 생산성 25%, 품질개선 50%의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올해는 모듈생산시스템을 에어컨 실내기·실외기 등 생산제품 전반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 작업누락과 중복작업을 방지하기 위해 제품 바코드를 확인한 후 작업하는 실수방지시스템도 도입했다.

이 같은 변화는 생산성을 높이고 미세한 하자까지 잡아내 가전제품의 프리미엄화를 더 강화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올해 생활가전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송병인 광주공장 상무(제조그룹장)는 “광주공장이 삼성의 글로벌 가전사업장의 프리미엄화를 선도하는 전진기지가 되도록 위상을 다져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