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진짜 맛집이 있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기업 씨온(SeeOn)과 손잡고, SNS에서 가장 인기있는 맛집을 엄선한다. 특정 지역 또는 특정 테마에서 상위 몇 개 맛집을 추려내는 작업을 택했다. 'SNS 맛 감정단'은 매주 수요일 연재된다. [편집자 주]

자유로운 영혼들의 쉼터였던 홍대 입구에는 어느새부턴가 익숙한 이름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누군가가 청춘을 보냈을 추억의 장소들은 한발자국씩 밀려나거나, 아예 없어져 버렸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홍대 뒤편 조용한 동네였던 연남동에 아날로그 감성이 충만한 가게들이 하나 둘 자리잡기 시작했다.

골목골목을 누비면 나타나는 작고 예쁜 가게들과 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은은히 풍겨나오는 자유로운 젊음의 향기까지. 이번주 SNS 맛 감정단에서는 유저들이 추천해준 연남동의 핫플레이스로 떠난다.

◆ 연남동 No.1 핫플레이스 '툭툭누들타이'
[SNS 맛 감정단] 연남동, 아날로그 감성 충만한 따뜻한 남쪽마을
지금의 연남동을 있게 만든 일등공신은 바로 이 툭툭누들타이라는 태국요리전문점이다. 그 인기답게 가게 근처에서부터 줄 서 있는 사람들의 수다 소리로 시끄럽다. 툭툭누들타이는 매년 3월에 2~3주간 가게 문을 닫고 이곳의 모든 스텝이 태국을 방문해 휴식과 신규메뉴개발 등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휴가 기간이 있었고, 4월 1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는데 쉬는 동안 이 가게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원성은 오픈시간 전부터 웨이팅 중인 긴 줄로 대변할 수 있겠다.

가게가 지하에 있어 내려가는 계단엔 태국 느낌의 소품이 가득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이국적인 향이 가득난다. 태국 현지인 요리사가 주방을 책임지고 있어 음식을 주문한 후 기다리는 동안은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오르게 된다. 태국식 볶음 국수 팟타이(9천원) 튀긴 소프트 크랩을 얹은 카레인 뿌님 팟퐁커리(2만 4천원), 새우와 돼지고기를 갈아 만든 튀김 텃만꿍(1만원, 4조각) 등 메뉴가 인기다.

◆ 지친 이에게 힐링 한 스푼을 처방합니다. '제너럴 닥터'
[SNS 맛 감정단] 연남동, 아날로그 감성 충만한 따뜻한 남쪽마을
홍대 놀이터의 핫플레이스였던 제너럴 닥터가 최근 연남동의 새 식구가 되었다. 병원과 식사를 할 수 있는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독특한 컨셉의 이 곳은 전문의가 아닌 의사로서 상업적이지 않고 좀 더 편하고 질 좋은 진료를 제공하자는 모토에서 시작돼 금새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2명의 의사가 진료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현재 홍대에서 연남동으로 이사를 하는 중으로 카페만 먼저 개업했다.

가게 안에는 제닥냥이라고 불리우는 제너럴 닥터의 마스코트인 고양이들이 곳곳에서 쉬고있는데 낯가림 없이 손님 틈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고양이를 보면 굳이 진료를 받지 않아도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여러가지를 겸하는 곳 답지 않게 음식맛도 수준급이다. 제닥빙수라는 팥빙수(1만원. 2인)와 함박스테이크(1만원), 치즈케익(4천8백원) 등이 유명하다.

◆ 수준급 가지볶음의 맛 '하하'
[SNS 맛 감정단] 연남동, 아날로그 감성 충만한 따뜻한 남쪽마을
연남동과 인근 연희동에는 예전부터 중국인들이 모여살아 작은 차이나타운을 형성하고 있어 중국요리를 내놓는 식당들이 많이 몰려 있다. 그 중 ‘하하’라는 음식점은 크진 않지만 다양한 중국식 만두와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가 많다.

가장 유명한 것은 만두(5천원)와 가지볶음(1만 4천원)인데 이 가지볶음이 묘하다. 메뉴이름은 볶음이지만 사실 튀긴 가지를 볶은 것인데, 바삭한 겉면을 한 입 물면 촉촉하면서 가지의 진한 육즙이 배어져나온다. 겉면에 살짝 묻은 소스의 매콤달콤한 맛과 가지의 쥬이시한 맛이 잘 어우러져 훌륭하다. 피크시간엔 잠깐 웨이팅 시간이 있으나 길지 않다. 짜장면과 짬뽕은 팔지 않으니 주의.

◆ 바늘구멍 통과하기 보다 어려운 수제 고로케 맛보기 '오군수제고로케'
[SNS 맛 감정단] 연남동, 아날로그 감성 충만한 따뜻한 남쪽마을
매일 낮 12시와 4시가 되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오군수제고로케 집 앞은 사람들로 붐빈다. 바로 하루 2번 갓 튀긴 따끈한 수제고로케가 나오는 시간이다. 길게 늘어선 줄 뒤에 서있으면 직원이 나와 손님의 수를 센다. 남은 고로케의 수보다 손님의 수가 더 많아지면 고로케를 못 살 가능성이 있는 손님에게 미리 안내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이쯤되면 앞 손님이 제발 많이 사가지 않기를 바라면서 가게를 나서는 손님의 고로케 봉지를 유심히 쳐다보게 된다. 한 사람당 살 수 있는 고로케의 양이 정해져 있다.

오군수제고로케는 직접 만든 빵가루를 사용해 깨끗한 기름으로 직접 튀기는데, 튀긴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먹을때는 기름기가 많이 느껴지지 않고 담백하고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인기메뉴는 크림치즈고로케(2천원), 감자 고로케(2천원) 등이다.

◆ 봄의 상큼함을 닮은 청포도 샐러드 '코요테살룬'
[SNS 맛 감정단] 연남동, 아날로그 감성 충만한 따뜻한 남쪽마을
홍대의 유명 맛집 코요테살룬이 인기를 등에 업고 연남동에도 상륙했다. 얼마 전 그린라이트를 켜고 다니는 방송팀이 방문했다는 소식에 최근 더 유명해진 곳이다. 저녁 7시 이후에 가면 만석이라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다수. 내부는 미국의 아담한 바를 연상시키는데, 생각만큼 크지 않아 자리에 앉으려면 운이 좋아야 할 것 같다.

이곳의 주 메뉴는 화덕에서 바로바로 구워내는 피자(1만 5천원)와 난에 리코타 치즈와 청포도를 얹어 먹는 청포도샐러드(1만 3천원)다. 청포도 샐러드는 색도 곱고 예쁜데 맛의 조합이 좋다. 피자와 샐러드를 놓고 민트향 가득한 모히토를 머금으면 입안 가득 봄을 느낄 수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